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지아잔틴이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어떤 유전자를 갖고 있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랐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김정선 교수와 김지미 대학원생(박사과정) 연구팀은 식품을 통한 루테인·지아잔틴 섭취와 대장암 발생 연관성을 ‘다이서(DICER1)’ 유전자와 상호작용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3월호에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루테인·지아잔틴은 황산화 기능을 가진 색소물질로 시금치와 상추, 브로콜리 등 어두운 녹황색 채소와 달걀노른자에 다량 존재한다. 주로 노화로 인한 퇴행성 눈질환인 황반변성과 백내장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테인·지아잔틴 섭취와 유방암 폐암 등 발생률과 관련해 다양한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700명의 대장암 환자와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에서 검진받은 일반인 1400명을 대조군으로 선정했다. 대상자 동의 아래 DNA 샘플과 평소 생활습관 및 식이 섭취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아 루테인·지아잔틴 섭취와 대장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식이를 통한 루테인·지아잔틴 섭취량을 기준으로 4분위로 나누었을 때 가장 높은 군(하루 4.35㎎ 이상 섭취)에서 가장 낮은 군(하루 1.95㎎ 미만 섭취)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약 75%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테인·지아잔틴 하루 4.35㎎ 섭취는 시금치 하루 약 36g, 상추 약 250g, 브로콜리 약 310g 각각에 들어있는 양이다.
환자군과 대조군 사이 ‘다이서 유전자’ 내 단일염기다형성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G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루테인·지아잔틴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A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약 68% 낮았다. 특히 대장암 발생 부위별로 층화해 비교분석한 결과, 직장암 발생을 약 76% 낮췄다.
책임저자인 김정선 교수는 “최근 개인 ‘맞춤영양’이 질병을 치료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유전형질에 따라 섭취한 영양소가 질병의 발생과 관련해 개인별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그동안 눈 건강에 도움된다고 알려진 루테인·지아잔틴이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적이고 특히 개인 유전 형질에 따라 보다 향상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