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판독(VAR)이 승리의 향방을 바꿔 놓았다.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다. 심판이 미처 눈으로 포착하지 못했던 순간적인 상황을 정확히 잡아내며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와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에 승리를 안겨줬다.
챔피언스리그 8강의 첫 VAR은 10일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토트넘과 맨시티 경기에서 나왔다. 전반 9분, 중앙으로 들어오는 라힘 스털링의 드리블을 토트넘 수비수 대니 로즈가 태클로 막아내는 과정에서였다. 볼이 로즈의 왼팔에 맞았다. 스털링의 등 뒤에 서 있던 주심은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맨시티 선수들은 곧바로 핸드볼 파울을 주장했고, 주심은 VAR로 상황을 다시 지켜봤다. 이후 로즈의 동작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옐로카드를 꺼내듬과 동시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득점에 실패하며 VAR 덕을 보지는 못했지만, 승부를 결정 지을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이었다. 아구에로의 페널티킥이 성공했다면 추후 양 팀의 전술이 전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 상황에서는 VAR이 토트넘 손을 들어줬다. 후반 32분 파비안 델프를 제친 후 날카로운 슛으로 골망을 흔든 손흥민의 득점 과정에서였다. 퍼스트 터치를 하는 과정에서 볼이 골라인을 넘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낙 빠르게 일어난 상황이라 부심 역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다. 결국 주심은 VAR을 돌려봤고,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한 후 득점을 선언했다.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0일 경기에서는 분명한 오심이 나왔다. 전반 12분, 루크 쇼의 자책골을 유도했던 루이스 수아레스가 헤딩하는 과정에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는 판정이었다. 주심은 VAR로 득점 장면을 확인한 끝에 오심을 인정했다. 오프사이드 깃발을 꺼내든 부심의 표정이 머쓱해질 수밖에 없었다.
예정에 없던 VAR이 16강전부터 오심을 잡아내는 결정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당초 챔피언스리그는 다음 시즌부터 VAR이 도입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32강 조별예선 과정에서 득점과 직결되는 오심이 두 차례나 나왔다. 혼자 넘어진 라힘 스털링이 페널티킥을 받아냈고, 손으로 볼을 돌려놓은 마루앙 펠라이니의 득점은 인정됐다. 이들이 만들어 낸 결정적인 오심은 챔피언스리그의 VAR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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