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의 뉴질랜드 지사가 백인이 젓가락으로 힘겹게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제작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버거킹 뉴질랜드 지사가 ‘베트남 콘셉트’의 신제품 햄버거 광고를 모두 내리고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백인 남녀는 광고 속에서 신제품 ‘베트남 스위트 칠리 텐크리스피 버거’를 거대한 빨간색 젓가락을 이용해 먹었다. 버거킹은 해당 영상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영상 공개 이후,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국계 뉴질랜드인 마리아 모캐리는 “서양인은 젓가락이 정말 웃기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라며 해당 광고를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젓가락을 사용하는 동양인들을 무시한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광고는 270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었다.
논란이 격화되자 버거킹 본사에서는 뉴질랜드 지사에 광고를 즉시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버거킹 뉴질랜드 지사는 “우리가 내보낸 광고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인종차별 문제를 민감하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영상을 지우고 사과했다.
가디언은 해당 광고가 버거킹의 아시아 진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거킹은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미국 식품 체인점 중 가장 크게 성공했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성공한 체인점으로 매우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거킹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에 1000개의 새로운 지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버거킹의 도를 넘은 광고는 처음이 아니다. 버거킹 러시아 지사는 지난해 6월 ‘월드컵 출전 선수’의 아이를 임신하는 여성에게 상금과 함께 ‘와퍼 평생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기획 행사를 진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도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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