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인인 배우 윤지오 씨에 대한 신변 보호가 미흡했던 것에 대해 사과했다. 경찰은 ‘윤지오 신변보호 특별팀’을 구성해 윤지오씨를 24시간 동행하며 밀착 보호할 계획이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일 ‘윤지오 씨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미흡한 업무처리로 윤지오 씨는 물론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원 청장은 “윤지오 씨가 느꼈을 불안감과 경찰에 대한 실망감과 절망감,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의 분노를 생각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55분쯤 스마트 워치 긴급 호출 버튼을 눌렀다. 앞서 윤씨에 대한 신변보호는 지난달 14일 윤씨의 변호사가 경찰청에 관련 요청을 하면서 이뤄졌다. 동작경찰서는 긴급 신변보호위원회를 개최해 윤씨에 대해 △스마트워치 제공 △112 긴급 신변보호 대상자 등록 △임시숙소 제공 △맞춤형 순찰 등의 조치를 취했다. 스마트 워치는 신고자가 위급상황에 긴급 호출 버튼을 누르면, 112로 신고가 자동 접수되고 신변보호 담당 경찰관에게도 알림 문자가 자동 전송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윤씨가 긴급호출을 했을 당시112 상황실로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지역 경찰관이 출동을 하지 못했다. 원 청장은 “이에 대해 경찰청에서 스마트워치 개발업체 등과 함께 기기 결함 가능성 등을 포함해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변보호 담당 경찰관에게는 신고 직후 알림 문자가 전송됐지만 담당 경찰관이 이를 제때 확인하지 못해 윤씨에게 연락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김병우 동작경찰서장은 지난달 31일 새벽 윤씨의 숙소에 직접 찾아가 면담을 했다. 문제가 된 스마트워치를 교체해 지급하고, 윤씨의 숙소를 옮겨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신변보호 특별팀’을 구성해 윤씨를 24시간 동행하며 밀착 보호토록 조치했다. 신변보호 특별팀은 경정 급을 팀장으로 심리전문요원, 무도유단자 등 총 5명의 여경으로 구성됐다. 윤씨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윤씨는 숙소의 기계음 소리, 떨어진 환풍기, 출입문의 액체 등에 대해 불안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에서 현장 감식을 실시했고,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윤씨에게 공지할 계획이다. 원 청장은 “동작경찰서장이 윤씨와의 면담 과정에서 스마트워치 사용자의 불안감을 우려해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내려 달라고 했다”며 “이 자리를 빌어 대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리 중인 스마트워치 전체(2050대)에 대해 긴급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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