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약으로 당첨된 분양권을 매수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분양 취소 처분을 받은 72명의 계약자들이 “부정당첨 사실을 모르고 구매했다”며 시행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들어갔다.
이들은 부정당첨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적법한 과정으로 분양권을 매수했지만, 시행사가 국토교통부의 지시에 따라 정확한 실태조사를 하지 않고 부정청약 분양권이라면서 계약취소를 강행한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토부는 서울 관악구 아크로리버하임(흑석뉴타운7구역 재개발),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영등포구 보라매SK뷰(신길5구역 재개발) 등 분양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청약에 당첨됐거나 불법전매 된 것으로 확인된 아파트 계약 257건에 대해 시행사와 지자체에 계약 취소를 지시한 바 있다.
국토부는 당초 선의의 매수인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시행사가 국토부의 최초 계약취소 지시에 따라 공급계약 취소를 강행한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정청약으로 당첨된 사실을 모르고 분양권을 매수했던 일부 선의의 피해자들은 입주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부정청약 여부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고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임에도 헌법에 규정된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분양권 취소를 강행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 원고인단 측의 주장이다.
13일 법률사무소 한유 문성준 대표변호사는 “지난해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사건에 대해 전국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쏟아진 바 있다. 다산신도시의 경우 시행사가 분양권 90건에 대해 계약취소를 통보했다가 다시 철회한 바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원고 각자 연관된 시행사가 달라 시행사별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23개 소송 대상 시행사 중 일단 2개 시행사에 대해 소장을 접수했다. 원고인단은 72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문 변호사는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부정청약 분양권 257건에 대해 계약취소를 추진했지만 선의의 매수인들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그럼에도 일부 시행사는 공급계약 취소를 강행해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청약 여부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이고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하고 분양권 취소를 강행하는 행위는 위헌적 횡포”라고 법률적 견해를 밝혔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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