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용기 제조사 ㈜연우…스마트공장 도입 4년 만에 매출 1000억 증가

Է:2019-03-04 21:28
:2019-03-0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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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인천 서구의 화장품 용기 제조사 '연우' 물류센터에서 크레인들이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 상자들을 최대 높이 60m까지 실어 나르고 있다. 직원들이 레일 위에 상자를 올리면 바코드 스캐너가 적재할 공간을 확인한 뒤 해당 정보를 크레인에 전달한다. 연우는 지난해 스마트공장 일종인 자동 창고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윤성호 기자

파란색과 초록색, 보라색·갈색 등 형형색색의 상자들이 레일 위를 타고 흐른다. 바코드 스캐너가 ‘삑’ 하는 소리와 함께 목적지를 지정하면 노란색 크레인들이 최대 60m 높이에 있는 빈 공간까지 상자들을 실어 나른다. 위아래로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상자를 삼키고 뱉는 모습이 마치 엘리베이터가 사람을 태워 나르는 것 같다.
사진=윤성호 기자

지난 1월 30일 인천 서구의 화장품 용기 제조사 ㈜연우의 물류센터를 찾았다. 높이 60m, 면적 1983㎡(600평) 물류센터 내 사람이라고는 펌프형·튜브형 화장품 용기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이 담긴 상자를 레일 위에 올리는 협력사 직원 3~4명뿐이었다. 여러 사람이 물건을 옮기느라 분주한 여타 물류센터의 모습과는 대조됐다. 이동수 연우 경영정보팀장은 “자동 창고관리시스템(WMS) 도입 이후 물류 이동·관리 등에 필요한 인력의 60%를 생산 또는 품질 관련 부서로 옮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화장품 용기 부품을 담은 파란색과 초록색 상자들이 레일 위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연우는 2014년 말부터 스마트공장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재고관리, 생산, 물류, 판매 등 공장 운영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것이다. 스마트공장의 일종인 WMS도 지난해 3월 80억원을 들여 완성했다.

연우는 국내외에서 알아주는 기업이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물론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과 에스띠로더, 시세이도 등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의 50%가 연우의 고객사다. 잘 나가는 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에 사활을 건 까닭을 묻자 이 팀장은 “과거 방식으로는 더 이상 회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운영 방식을 모두 뜯어고쳐서라도 효율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우선 화장품 용기 자재를 생산하는 공정 중 첫 과정인 사출 라인부터 손봤다. 협력사들이 실시간으로 연우의 발주 현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자재 생산 속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 팀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구매팀이 전화나 팩스를 통해 각 협력사에 일일이 발주를 요청했다”며 “이 작업에만 1~2일이 걸렸는데 이제는 몇 분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6억원을 투자해 금속 화학연마 라인에 로봇도 도입했다. 덕분에 직원이 황산 등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불량률은 줄였다. 과거 2.7%이던 불량률은 로봇 도입 이후 0.12%까지 내려갔다. 불량률이 96% 떨어진 셈이다. 로봇 도입으로 기존 7명이던 직원 중 4명을 생산 및 품질 관련 부서로 재배치해 보다 효율적인 인력 활용이 가능하게 됐다.

이밖에 회사 정보를 통합·관리하는 디지털 생산관리시스템(MES)을 구축해 생산 계획·실적 관리·품질 관리·금형과 설비 관리 등을 시작했다. 또 기업자원관리 프로그램(ERP)을 도입해 현장 업무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을 암묵지(학습과 경험으로 체화되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노하우)에서 형식지(문서나 매뉴얼처럼 외부로 표출돼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지식)로 전환시켜 직원들 간 소통을 강화했다.

스마트공장 도입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공장가동률이 도입 전과 비교해 평균 10% 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효율성이 높아지니 자연스레 매출이 늘었다. 2014년 1687억5900만원이던 매출은 2018년 2729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도 1271명에서 1572명으로 증가했다. 스마트공장이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편견을 깨는 수치다.

이 모든 일은 연우 혼자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던 것은 아니다. 스마트공장 도입에는 정부와 대기업의 전폭적인 협조가 있었다. 이 팀장은 “로봇을 도입할 때 정부로부터 3억원을 지원받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로부터는 스마트공장 전문가를 지원받아 약 4개월간 사출·금형 관련 노하우와 규격과 용어 표준화 작업에 도움을 받았다.

연우는 오는 5월 도입을 목표로 총 7억3000만원을 들여 제품수명주기관리(PLM)와 생산계획지동화시스템(APS)을 구축하는데 한창이다. PLM을 통해 설계부터 제품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적으로 관리해 제품 부가가치는 높이고 원가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APS를 이용해 제품 주문부터 발주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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