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며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지 철회 계층이 몰린 20대와 영남, 자영업자를 두고 ‘이영자 현상’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최근 여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19~21일 전국 성인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 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52.5%로 집계돼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존 최저치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9월 2주차 때 53.1%였다. 리얼미터는 “경제·민생 악화와 함께 지난 주말부터 확산되고 있는 ‘혜경궁 김씨’ 논란이 문 대통령 주변 지지층인 보수와 중도 성향을 중심으로 여권과 진보진영 전반에 대한 불신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를 ‘이영자 현상’으로 요약한 바 있다. 박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 대통령 지지도가 20대에서 85%에서 56%로 떨어졌다”며 “부산에서는 부정평가가 49%, 자영업자 계층에서도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5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리얼미터의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주에 비해 대구·경북(40.8%→29.1%)과 부산·울산·경남(47.9%→40.0%) 지역 지지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자영업자 지지율은 44.3%에서 42.5%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13~15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도 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2%에 불과했다. 10월 10~11일 조사(65%)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경우 11월 첫째주(10월 30일~11월 1일 조사) 65%까지 올랐던 긍정 평가가 2주 만에 56%로 하락했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 지지율이 같은 기간 48%에서 40%로 떨어졌다.
다만 여론조사별로 엇갈린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2주 동안 대구·경북 지지율은 33%에서 40%로 올랐고, 부산·울산·경남 지지율은 47%에서 46%로 소폭 하락했다. 연령별 지지도에서도 20대가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지만 40대(66%→58%)의 하락 폭도 컸다. 직업별 조사에서는 블루칼라 노동자(59%→48%)와 학생(64%→54%) 하락 폭이 자영업자 하락 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최근 여권 핵심지지층인 호남 민심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갤럽 기준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은 2주 만에 86%에서 75%로 하락했다. 리얼미터 기준 광주·전라지역 지지율은 74.8%로 지난주(72.2%)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10월말(81.0%)에 비하면 하락 폭이 크다. 때문에 특정 연령이나 계층이 부각되기보다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위에 언급된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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