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분리대에 다리를 걸친 채 도로에 누워있던 70대 노인을 밟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버스 기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2단독(판사 이성율)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버스 기사 A씨(51)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8일 오후 4시20분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2차로에서 1차로를 따라 운전하던 중 무단횡단을 하기 위해 중앙분리대에 다리를 걸치고 누워있던 B씨(76)를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고령으로 중앙분리대를 넘어가기 힘들었던 B씨는 분리대에 가로로 나있는 공간을 통해 머리부터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다리가 걸렸다. 그리고 도로 쪽으로 누운 상체 부분을 버스에 치였다.
법원은 A씨가 사고 지점에 누워있던 피해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난 도로 중앙선에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지하기 위한 울타리가 설치돼 있어 무단회단하기에 용이하지 않다”며 “피고인으로서는 사고 지점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있으리라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도로를 무단횡단하기 시작해 중앙선에 설치된 울타리에 다리를 걸친 채 그대로 누웠다”며 “피해자는 드러눕기 시작한 지 50초가량 별다른 움직임 없이 누워있었다. 당시 정면에서 햇빛이 강렬하게 비친 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발견하지 어렵게 하는 사정으로 보인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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