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휘말려 2년 가까이 비난에 시달려온 박진성(39) 시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살을 암시하는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박 시인은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 박 시인 페이스북에는 아파트 복도 창문에서 촬영한 영상이 잇달아 올라왔다. 영상 속 박 시인은 “다시는 저와 같은 사례가 없길 바랍니다. XX 기자 똑바로 보세요. 당신이 죽인 겁니다. 저한테 어떠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기사 쓰셨죠. XX(출판사) 출고 정지 풀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트위터 페미니스트들, 2016년부터 ‘재기해’ ‘민기해’라 하는데 저 진짜 갑니다. 국가 개XX들아”라고 소리 질렀다.
이를 본 네티즌은 즉각 우려의 뜻을 표했다. 영상이 추가로 게재되지 않고 있어 혹시 박 시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걱정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박 시인 지인이 페이스북을 보고 112에 신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박 시인을 안전하게 찾았다”며 “박 시인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인근 병원으로 옮긴 뒤 아버지에게 인계했다”고 밝혔다.
박 시인은 지난해 12월 1일 새벽에도 한차례 자살 소동을 벌인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쳤습니다. 죄송합니다. 전부 다 죄송합니다. 제가 저의 결백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라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끝까지 믿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단 하나의 눈동자만 있어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쳤습니다. 제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진성 올림”이라는 글을 게재하고 약물을 과다복용해 충남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었다.
앞서 박 시인은 2016년 10월 자신을 미성년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으로부터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강간·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당시 문단 내 성폭력 문제가 대두하던 시기라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고, 여기에 자신도 당했다는 추가 피해 주장이 나오면서 박 시인은 며칠 만에 성범죄자로 낙인이 찍혔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은 지난해 9월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허위사실로 박 시인을 고소한 이들은 기소유예나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그 사이 박 시인의 삶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출간 예정됐던 박 시인의 책 4권은 계약이 해지됐고, 서점에서도 그의 시집이 치워졌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지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의 시집은 여전히 출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시인은 16일 트위터에 “사람이 하는 출판사라면 적어도 답변을 해 달라. 책 팔아서 장사만 하지 말고. 4시집 계약한 것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다시 자해를 했다. 몸에서 피가 흐르는 걸 보고 나서야 안심이 됐다” “괜찮다. 어차피 그 사건 이후의 삶은 덤이니까” 등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전형주 객원기자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