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다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한국인 1명이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16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시30분쯤(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시 델필라 거리의 한 호텔 앞에서 한국인 관광객 A씨(48)가 괴한이 쏜 총에 왼쪽 정강이를 맞아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씨는 근처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 중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자신이 호출한 택시를 탄 A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온 괴한 2명이 문을 열려고 하는 것을 발견하고 반대쪽 문으로 달아나다 총에 맞았다. 괴한은 A씨를 향해 총을 수차례 발사하고 곧바로 도주했다. 택시 운전사도 현장에서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45구경 권총의 탄피 3개를 발견했다. 사건 소식을 접한 한국대사관은 곧바로 경찰 영사를 현장에 파견해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현지 경찰에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경찰은 금품을 노린 강도의 소행으로 보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필리핀은 해외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희생되는 국가다. 필리핀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살해된 한국인은 48명에 달한다. 지난 5월 16일에는 메트로 마닐라 칼로오칸시 주택가에서 한국인 김모(58)씨가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앞선 2월 23일에는 중부 세부 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40대 한국인이 승용차를 운전하고 가다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지난해에도 한국인 2명이 필리핀에서 목숨을 잃은 바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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