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모텔에 가두고 흉기로 협박하다 추락해 숨지게 한 30대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숨진 여성은 모텔에서 5시간 동안 남자친구로부터 협박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기선)는 12일 특수감금치사 혐의로 기소된 A(35)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7일 오후 5시쯤 전북 익산시의 한 모텔 5층에서 헤어진 여자친구 B(35)씨에게 “다시 만나자. 그러지 않으면 너 죽고, 나 죽는다”라면서 흉기로 협박하고 5시간 동안 모텔에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그의 집을 찾아가고 지속해서 메시지를 보내는 등 집착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스토킹이 두려웠던 B씨는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는 말에 A씨를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씨가 화장실에 간 사이 베란다 난간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해 숨졌다. 당시 A씨는 B씨가 추락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119구조 등 신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모텔을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법정에서 감금과 협박 사실은 인정했지만 B씨의 사망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인과관계가 없고 사망을 예측하지도 못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B씨가 감금·협박에 극도의 공포심을 느꼈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다가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검찰이 구형한 징역 7년보다 높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자친구를 극심한 공포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한 피고인의 범행은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베란다 난간에 매달렸을 당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추락한 뒤 현장에서 도주한 점, 피해자 유가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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