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의 4층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다. 1·2층에서 영업 중인 식당이 문을 열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50년 이상 된 낡은 건물로 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조짐이 보였지만 최근 10년 동안 별도의 안전진단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후 12시 35분쯤 용산역 건너 편인 용산구 한강로 2가 4층짜리 상가 건물이 무너져 거주민 이모(68·여)씨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건물은 1·2층은 식당, 3·4층은 주택으로 사용돼 왔다. 이날 식당은 영업을 하지 않았고 이씨만 4층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건물의 흔들림을 느끼자마자 황급히 계단을 내려오다 붕괴와 동시에 건물 밖으로 튕겨져 나와 큰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
붕괴 건물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44)씨는 “‘쿵’ 소리와 함께 건물이 와르르 쓰러졌고 무너진 더미 위로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화재는 붕괴 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붕괴의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주변 상인들은 이곳 일대가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해당 건물은 1966년 사용허가를 받았다. 일부 거주자들은 오래된 건물에 붕괴조짐이 보여 구청에 알렸지만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건물 1·2층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A씨는 “이곳에서 장사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건물의 안전진단을 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건물 외벽에 금이 가고 벽 아래 부분이 솟아올랐다. 식당 내부의 벽 모서리의 틈도 벌어졌다”며 “지난달 9일 해당 사진을 찍어 구청 담당자에게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장을 찾은 용산구청 관계자는 “낡긴 했지만 위험시설물로 지정된 상태는 아니었다”며 “개인 소유의 건물인 만큼 건물주가 요구해야 안전진단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A씨의 민원에 대해선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에 대비해 사고현장 주변의 노후건물 6개 동의 거주자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용산구는 해당 건물들의 안전 진단에 착수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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