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이란 망막에 그림자가 생겨 마치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안질환으로, 마치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날파리증이라고도 불린다.
시선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이물질이 같이 따라다니면서 시야를 방해하며 때로는 눈을 감아도 보일 수 있다.
노년층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보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 새 비문증 환자는 약 27% 증가했으며, 2017년 환자 수는 약 23만 명에 달했다.
비문증은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리 눈에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를 채우고 있는 ‘유리체’라는 물질이 있다. 동공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유리체를 통과해 망막에 상이 맺히고 유리체로 인해 안구의 형태가 유지된다.
유리체는 마치 젤리와 같은데, 나이가 들면 유리체의 일부분이 수분과 섬유질로 분리되는 ‘유리체 액화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유리체 액화현상의 과정에서 유리체에 수분보다 섬유질의 밀도가 높아져 망막에 그림자가 생기거나 작은 혼탁이 있을 경우 빛이 통과하면서 망막에 그림자를 만들어 마치 날파리 같은 모양이 시야에 보이게 된다.
비문증은 노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젊은층이라고 꼭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문증 발생 연령은 주로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들이 취약하다. 컴퓨터를 이용한 업무처리, 출퇴근 시 사용하는 스마트폰, 퇴근 후 휴식시간의 TV시청 등 하루 종일 전자기기와 함께 하는 생활습관은 눈의 피로도를 상승시켜 안구노화가 빨리 찾아온다.
비문증 지속되거나 다른 증상 동반되면 안과 검진 필수
안타깝지만 비문증은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 방법은 없다. 비문증 자체는 특별히 눈에 해롭지 않고, 1~2년 정도 지나면 많이 적응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문증은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있으나, 심각한 안질환의 전조증상일 가능성도 있다. 갑자기 며칠 사이에 떠다니는 것들이 많이 늘어나거나, 시야의 일부가 검게 가려져 보이는 증상이 발생하거나, 한 쪽 눈의 시력이 갑자기 많이 떨어지고 몇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즉시 안과를 찾아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실명의 위험이 있는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라는 큰 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망막열공은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며 망막박리는 망막 일부나 혹은 전체가 안구벽으로부터 떨어지는 질환이다. 일단 망막이 한 번 떨어지게 되면 치료를 통해 바로 다시 붙인다 하더라도 상당한 후유증이 동반된다.
게다가 망막박리의 경우 망막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중심와 부위 (시력에 가장 중요한 신경들이 밀집해서 모여 있는 부분)’까지 침범한 경우 성공적으로 수술이 이루어졌어도 시력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최문정(사진) 교수는 28일, “비문증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기 보다 심각한 안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유념해야 한다. 만 40세부터는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안과 정밀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하며 비문증 등과 같이 다른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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