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이별장소가 공항이 아니라 기차역이 될 수 있을까요?
남북정상회담에서 철도 연결이 거론되자 SNS에 ‘광명-파리 기차티켓’ 인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기대 광명시장의 명함 뒷면이랍니다.
그런데 진짜 광명에서 파리까지 기차로 갈 수 있을까요? 한 번 알아봤습니다.
원칙적으로는 가능합니다.
현재 북한과 연결된 철도는 경의선 하나. 광명역에서 용산을 지나 개성·함흥·나진을 통과하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입니다. 여기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다시 유럽철도로 갈아타면 파리까지 갈 수 있죠. 지도를 보고 셈해보니 총 길이가 1만2934km에 달합니다. 무려 지구 둘레의 3분의 1이죠. 9박 10일이 걸린답니다.
기차표는 편도 약 87만원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KTX 이용금액인 1km당 150원을 적용하면 광명-블라디보스토크 티켓값은 17만3400원. 온라인 예매사이트 기준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약 30만원(1만8000루블), 파리행 유럽열차는 약 40만원(308유로) 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여권만 있으면 러시아·유럽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별도의 서류절차를 밟을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북한의 기찻길 상태입니다.
문형석(철도기술연구원 북방철도연구팀) “북한의 철도 상태를 좀 파악을 해봐야 되거든요. 장기적으로는 다시 건설을 하든지 해서 현재 당장은 보수를 해야 되고요.”
흡연자라면 괴로울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열차 내 전면금연인데 작은 역에서는 하차할 수 없습니다. 매점에선 담배를 취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죠.
가장 큰 문제는 여러분의 직장입니다.
왕복 최소 18박 19일이 걸리는데 이 나라에 그렇게 휴가를 주는 회사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있다면 댓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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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혁 기자, 제작=김우람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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