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이하 NYT)가 6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하는 작업은 핵무기 폐기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사찰 대상인 북한의 핵무기 관련 시설은 상당히 방대하다. 약 200개국에서 활동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관 300여명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란 핵 사찰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국방정보국(DIA) 등 정보기관에 따르면 북한은 20~60개 핵탄두를 제조하고, 40~100개 핵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내 400여개 건물이 원자력 산업에 연관돼 있으며, 전문가들은 최소 2개 건물이 원자로를 보유 중이고 그 중 1곳은 북한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제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북한의 핵 시설 관련 정보가 베일에 싸여 있다”면서 “미 정보기관이 추정한 북한 핵탄두 개수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조사관들이 모든 것을 찾아냈는지 결코 확신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핵 사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목했다. IAEA 조사관 상당수가 핵 무기 자체를 다루는 전문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NYT는 “북한의 핵 무기 제거를 위해 서방 핵보유국의 군사전문가들이 투입돼야 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적인 협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15년 이란 핵 합의에서 세부 협상을 담당했던 모니츠 전 장관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소련과 핵무기 감축 협상 당시 강조했던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라는 말을 인용해 북핵 사찰에 대해 조언했다. 모니츠 전 장관은 “북한 핵 사찰은 ‘신뢰하되 검증하라’가 아니라 ‘모든 것을 불신하고 검증, 검증, 검증하라(Distrust everything and verify, verify, verify)’가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현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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