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여성 문화예술인 최저임금 이하 생활 “후원 명목 성관계 강요 만연”

입력 : 2018-02-27 16:00/수정 : 2018-02-27 16:00

“지난 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인 67%의 월평균 수입이 100만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2015년 예술인 실태조사).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에게 일자리나 후원을 제시하며 성관계를 강요하는 부당한 대가성 요구가 업계에 만연해 있다.”

실제로 가객 강숙현씨(전북도립국악원 시조 지도강사)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방관자는 결코 약자가 아닌 공범자다. 문화예술계에서 존경받고 있는 후원자란 인간이 날 공연에 초청해 놓고서는 공개적으로 하는 말이 함께 잘 수 있냐? 어이상실하는 내가 무슨 간택이라도 받은냥 우러러 쳐바보는게 바로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라고 썼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원장 변혜정)은 27일 오후 4시 “젠더기반폭력에 맞선 우리의 외침 -‘더 많은, 더 큰 #Me Too’를 위하여”를 주제로 제2회 이후 포럼을 개최했다.

제2회 이후포럼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신희주 영화감독은 발제를 통해 문화예술인의 경제적 고립과 성범죄 발생의 상관관계, 학연・지연・유명세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권력관계 등을 문화예술계의 성범죄 발생원인 등으로 꼽았다.

신희주 감독은 “수많은 예비 예술가들은 어릴 때부터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여기는 예술 작품에 노출되며 그로인해 왜곡된 성 의식을 학습한다”며 “예술이라는 가림막 너머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문화권력에 균열을 내기 위해서 인권을 보장하는 정부 주도의 예술정책 실행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또한 피해자 신상 보도 등 성폭력 2차 가해를 쏟아내고 있는 언론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성폭력 문제를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 국한하는 것에 대한 지양과, 성범죄는 사회문제이며 근절을 위한 중장기적 정책을 세워야함을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유림 이선경 변호사는 “대한민국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게 되면 사법적인 구제 절차를 밟거나 가해자가 속한 조직에 징계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제도가 완비되어 있음에도 피해자들이 공식적인 창구가 아닌 미투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또 “미투운동은 피해자의 마지막 구조신호이며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던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미투운동을 통해 피해자들이 역으로 명예훼손으로 피소될 위험성이 있는 만큼 명예훼손 고소에 대한 문제점과 대응전략에 대한 안내를 통해 미투운동을 독려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배복주 상임대표는 “조직 내에서 피해여성은 자신이 겪은 성적침해, 성적 괴롭힘, 성폭력 경험을 말할 때 ‘다른 의도’를 의심받고 ‘꽃뱀’으로 몰아가는 주변인의 시선과 맞서야 하고, 가해자의 역공에도 단단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권력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문화를 평등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위해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인권진흥원은 이후포럼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성폭력・성희롱 없는 한국 사회를 위한 피해자 관점에서의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대국민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사건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다’는 기조 하에 지난 1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에 ‘이후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이후 포럼’은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 젠더에 기반한 여성폭력 전반과 관련하여 다양한 사건‧현안을 아우를 수 있는 주제로 진행된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