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13명을 쇠사슬로 묶어 감금한 채 양육한 미국 부모가 체포됐다. 이들은 자들에게 샤워를 1년에 한 차례만 허용하고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아 영양실조에 시달리게 하는 등 학대 행위로 기소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911 신고센터에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17세 소녀라 밝힌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있는 집에 남매들이 갇혀 있다. 도와 달라”고 말했다. 소녀가 알려준 주소지로 출동한 경찰은 어두컴컴하고 악취로 가득한 집에 감금돼 있던 2세부터 29세에 이르는 12명의 남녀를 발견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자녀들이 침대에 사슬과 자물쇠로 묶여 있었으며, 오랫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해 영양실조로 보였다. 집을 탈출해 사건을 최초로 신고한 17세 소녀도 겉으로 보기엔 10살 정도로 보일 만큼 야윈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웃들과 친척들은 “이 가족이 겉보기엔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며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들을 학대, 감금한 데이비드(David Allen Turpin, 57)와 루이스(Louis Anna Turpin, 49) 부부는 SNS를 통해 홈스쿨링 중인 자녀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사진을 게재하며 행복한 가정임을 과시해왔다. 이웃들은 “평소 아이들이 밖에 잘 나오지 않고 말수가 없기는 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줄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이 부부를 고문과 학대 등 9가지 혐의로 체포했다.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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