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중재파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전당대회에서 통합이 부결되면 외국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대표는 지난 14일 김동철 원내대표와 박주선 주승용 황주홍 이용호 의원 등 당 중재파 의원들과 만났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전당대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상돈 의원이 직무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당무위에 관련 규정을 요청하는 등 통합 반대파와의 갈등이 극에 달한 시점이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중재파 의원들이 제안한 조기 대표직 사퇴안에 대해 거듭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안 대표는 ‘선(先) 사퇴, 후(後) 전대’안을 수용할 경우 전대 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통합이 부결되면 한국에서 살 수가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통합에 실패할 경우 정치생명이 끝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대표가 전당대회 무산돼서 통합 실패하면 자기는 대한민국을 떠나겠다고 했다”며 “정치생명의 끝이다. 본인이 그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반대파인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안 대표의 발언이 협박·공갈이라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당원이 결정해 합당이 부결되면 승복하는 것이 민주적 지도자”라며 “설사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다른 사람들도 외국으로 떠나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패배 후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말을 단숨에 뒤집고 외국은 커녕 모두가 반대하는 당대표에 출마했다”며 “그런 뻔뻔한 배짱을 가진 분이라면 합당이 부결되더라도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모시고 정치하면 되지 왜 그렇게 목숨을 거는지 상식이 있는 사람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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