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에서 ‘맛집’으로 이름난 식당이 방송에 출연한 조리사의 무의식적인 행동 하나로 폐업 위기에 몰렸다.
논란은 지난 5월 31일 일본 NTV ‘뉴스 에브리’에 이 식당이 소개되면서 시작됐다. 방송은 이 식당에서 초밥 장인을 육성하는 3개월 연수 과정을 그렸다. 견습생 꼬리표를 갓 뗀 8명 중 가장 좋은 실력을 가진 여성 조리사 한 명을 카메라 앞에 세워 초밥 제조 과정을 촬영했다.
문제는 이 조리사가 초밥 제조를 앞두고 오른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면서 벌어졌다. 초밥은 조리사의 손을 많이 타는 음식이다. 조리사의 위생관리는 제조 기술만큼 중요하게 여겨진다. 식재료를 만질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 조리사의 행동은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조리사와 방송사 관계자 중 누구도 실수를 인지하지 못했지만, 시청자들은 1초도 되지 않은 순간을 포착했다. 문제의 장면을 SNS 타임라인으로 퍼뜨리며 비난을 퍼부었다. NHK 등 다른 방송사에서 일식 조리사의 위생관념을 다루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할 정도로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논란에 휘말린 식당은 프랑스 타이어 제조사 미슐랭의 여행정보안내서 미슐랭 가이드에 수록될 만큼 오사카를 대표하는 업소 중 하나다. 미슐랭이 합리적인 가격의 식당을 별도로 선정하는 빕 구르망에도 실렸다. 하지만 이 식당에 대한 거부와 비난 여론은 7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리사가 칼을 도마 위에 놓은 위치도 지적을 받았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일부 요식 장인들은 칼등이 자신에게 향하도록 도마 위에 놓는 예법을 전수한다. 문제의 조리사는 칼날이 자신에게 향하도록 도마 위에 올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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