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에게 했던 ‘막말’을 사과했다. 지난 대선 때 한국당 후보로 나와 “에라 이 도둑놈의 XX들” “(홍준표를) 대통령 안 시키려고 온갖 지X을 한다” “영감탱이” 등의 발언을 내놓았던 것과 달리 스스로 말을 주워담았다.
홍 대표는 25일 방송된 KBS2TV 프로그램 ‘냄비받침’에 출연해 과거 추 대표를 향해 “집에 가서 애나 봐라”고 한 발언을 사과했다. 그는 “(추 대표가) 애를 한 번 먹여서 ‘할 일 없으면 집에 가서 애를 봐라’ 그 소리를 한 일이 있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2009년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었던 추 대표가 최저임금법 등을 환노위에 상정하지 않자 “나오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든지 배지를 떼야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같은 날 홍 대표는 홍석현 회장과 중앙일보·JTBC를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홍 대표가 이날 오후 당사에서 일부 당직자들과 중앙일보 기자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홍 전 회장과 중앙일보·JTBC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지난달 18일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면서 홍 전 회장을 겨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자리”라고 비난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자 중앙일보와 JTBC, 홍 전 회장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홍 대표를 고소했다.
홍 대표는 간담회에서 “제가 한 말이 홍 전 회장과 해당 언론사를 지목한 것으로 논란이 된 데 대해 말씀드리겠다며”며 “(당시) 발언은 사실이 아니고 지나친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청와대 특보자리를 얻기 위해 그런 일을 했다고 한 발언도 사실과 달라 취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사자로 지목된 홍 전 회장과 중앙일보·JTBC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