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현장서 촬영 대신 아이 구하러 뛰어든 사진기자

입력 : 2017-04-18 17:29/수정 : 2017-04-18 17:46

“끔찍한 장면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울부짖으며 죽어가고 있었어요.” 

사진기자 겸 활동가인 아브드 알카데르 하바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발생한 버스 폭탄테러 현장에 있었다. 폭발 여파로 잠시 기절했던 그는 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 이 테러로 사망한 사람만 126명, 그 중 절반 이상이 어린아이였다.

하바크와 동료 사진기자들은 촬영을 멈추고 부상한 아이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하바크가 처음 달려간 아이는 숨이 멎어 있었다. 또 다른 아이에게 달려가자 “이미 죽었어”라는 외침이 들렸다. 하지만 하바크는 아이를 품에 안고 구급차로 달려갔다. 그는 “아이가 내 손을 꼭 잡고서 나를 바라봤다”고 회상했다.


하바크는 아이를 안전하게 옮긴 뒤 다시 테러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땅바닥에 쓰러진 한 아이에게 달려갔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하바크는 그대로 주저 앉았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17일 CNN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발생한 버스 테러로 최대 80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반군 점령지에서 정부 관할 지역으로 이주를 기다리던 시아파 난민을 노린 테러였다.

하바크가 아이를 구하는 장면은 동료 사진기자인 무하마드 알라게브의 카메라에 생생히 담겼다. 알라게브 역시 부상자들을 구조하던 중이었다. 그는 “책임을 다한 이들이 있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 모든 걸 촬영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바크가 구한 아이는 6~7세 정도의 소년이었다. 소년의 생사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바크는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며 “저와 동료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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