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공단의 찬성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홍완선(60)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26일 특검에 출석했다.
홍 전 본부장은 오전 9시17분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홍 전 본부장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찬성표를 던지라는 지시가 있었는가”라는 취재진의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삼성 합병에 찬성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특검에 가서 열심히 설명드리겠다”라고 답했다. 이어진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 등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찬성을 주도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로부터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특검팀은 지난 2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압수수색 했다. 이후 홍 전 본부장을 출국금지한 뒤 수사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이 손해를 볼 것을 알고서도 비정상적으로 찬성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다.
특검팀은 홍 전 부장을 상대로 찬성표를 던지는 과정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추궁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홍 전 본부장 주재로 열린 투자심의위원회만 거쳐 찬성표 행사를 결정해 외압 의혹을 받았다. 이후 국민연금은 수천억원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한달 뒤 삼성은 최씨 회사와 220억원의 계약을 맺고 미르·K스포츠 재단에 204억원을 후원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독일 훈련과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회사에도 94억원이 넘는 돈을 냈다.
특검팀은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최씨 등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련의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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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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