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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의 최순실’… 20년 문고리 권력 잘라낼까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8일 전용기 안에서 후마 애버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대통령 당선을 목전에 뒀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발목을 막판에 잡은 건 ‘20년 비서’ 후마 애버딘(40)이다. 클린턴은 애버딘을 “첼시 다음에 둘째딸”이라고 아꼈지만 민주당에서는 이제 애버딘을 자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애버딘의 전 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의 노트북을 ‘섹스팅’ 혐의로 조사하다가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임 시절 이메일 뭉치를 발견했다. 애버딘이 장관 이메일을 개인 노트북에 보관하고 폐기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애버딘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이 일로 판세가 다시 요동치면서 자칫 대선의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고리 권력’ 애버딘은 클린턴의 비서를 넘어 ‘클린턴 자체’로서 역할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애버딘이 클린턴의 연설문 작성, 성명 발표, 면담약속 조정, 토론회 준비를 모두 했다”면서 “애버딘은 클린턴의 게이트 키퍼(최종 의사결정자)였다”고 지적했다.

후마 애버딘이 지난해 10월 의회의 벵가지 게이트 청문회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발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애버딘은 ‘둘째딸’이란 말대로 클린턴에게 가족같은 존재다. 1996년 조지워싱턴대 재학 시절 백악관 인턴으로 들어가 퍼스트레이디인 클린턴을 보좌했다. 이후 클린턴의 상원의원, 국무장관, 두 차례 대선 후보 시절 내내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가족 기업’ 클린턴 재단을 도맡아 챙긴 ‘집사’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본부 주요 인사를 직접 면접하고, 클린턴의 전화통화 대상자까지 제한하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때문에 클린턴은 인도‧파키스탄계 가족을 둔 애버딘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어도, 그의 남편이 끊임없는 구설수에 올라도, 이혼 사태에도 매번 감쌌다. 뉴욕타임스는 ‘애버딘을 향한 클린턴의 충성’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기자가 꿈이었던 애버딘은 백악관 대변인실에서 일하는 게 소원이었지만 언론은 클린턴이 당선돼도 그가 백악관에 머물 가능성은 희박하게 됐다고 내다봤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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