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로 산다는 것 [청년기고]

변호사이자 스포츠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포츠업계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유명 스포츠 선수들과의 만남은 항상 나의 가슴을 뛰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게 되는 선수들은 사실 매우 특별한 케이스다. 선수들과 법률상담을 하다보면 진정한 스포츠계의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장밋빛 인생은 고사하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애써야만 하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이 선수들에게서도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로 산다는 것 [청년기고]

기고자 : 민지훈 변호사
-변호사, 스포츠선수 법률상담 및 스포츠 관련 소송 다수 진행
-스포츠 에이전시 BRAUTHER 법무팀장

축구선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100명의 초등학교 축구선수 중 오직 5명만이 프로선수가 될 수 있고 그 중 한두 명만이 1부리그 선수가 될 수 있다. 국가대표가 될 확률은 정말 소수점 단위에 불과하다. 이토록 어렵게 프로축구선수가 되더라도, 프로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국내프로축구리그(K리그) 선수들의 수명은 평균 3년 6개월 정도다. 국가대표 출신의 유명선수들은 서른 중반을 넘어가면서 은퇴하는데, 이러한 선수들을 포함하더라도 평균수명은 4년이 채 안되는 것이다.

프로선수가 되지 못한 95%의 선수들, 프로가 되었음에도 겨우 4년 정도를 뛸 수 있을 뿐인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제 사회로 내몰린다. 자신의 일생을 그라운드에 바친 선수들에게, 사회의 문턱은 결코 낮지 않다.

타고난 재능에 엄청난 노력을 더하여 프로선수로 살아남은 자들에게도 여전히 어려움은 있다. 다년계약을 맺더라도 장기간의 부상을 당하거나 혹은 구단에서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경우 부당한 방출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선수들은 종목에 따라서는 구단과의 협상 자리에 조력자를 동반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사실상 연봉계약을 강요당한다. 게다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되기도 한다. 스포츠계에 만연한 비리는 더더욱 선수들을 병들게 한다.

우리나라 모든 청년들이 생존을 위해 끝없는 경쟁에 내몰리는 것처럼, 승리만이 의미가 있는 스포츠 분야에서 운동선수는 그 누구보다도 치열한 혈투를 감당해야만 한다. 그런 그들이 적어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선수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주고, 선수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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