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고] 비방지목(誹謗之木)의 정치, 비방 해소가 먼저

입력 : 2016-03-02 14:02/수정 : 2016-03-29 10:22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 ‘청년기고’ 코너는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는 코너입니다. 기고는 수정 없이 게재하며 국민일보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비방지목(誹謗之木)의 정치, 비방 해소가 먼저

기고자: 박정환 새누리당 청년혁신위원회 부위원장

때가 되면 찾아오는 선거철, 어김없이 난무하는 것이 있다. 바로 후보자들 간 비방전이다. 특정 당의 장악력이 강한 지역은 예비후보자들 간, 세력 균형이 불분명한 경우는 후보자들 간 흑색선전이 물밑에서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비방의 칼날은 현역의 기득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도전자의 변칙적인 선거행위로 인식된다.

이런 변칙적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증거확보능력을 높인 ‘고발 전 긴급통보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공직선거법」 제110조(후보자 등의 비방금지)제2항을 신설하여 넓은 범위의 모욕과 비방의 개념을 대입하는 등 각종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4·13총선에서 선관위는 비방행위를 5대 중대선거범죄로 규정해 엄정 조사·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문제는 선거를 치르다 보면 사법처리의 적시성이 떨어지고, 선관위의 소극적인 대처 등으로 실효성이 상실된다는데 있다. 그러다 보니 후보자들은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비방의 도구를 양산하고, 이에 대응하는데 시간과 인력 등을 소모하는 민주사회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법 보다 주먹이 우선’인 꼴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2월 21일 기준 선거위법행위 단속 건수가 벌써 298건이다.

경북의 A후보의 경우 지역언론사 B의 편향적 보도로 인해 곤혹을 겪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동 언론사는 신청인의 공천 탈락 또는 비방을 위해 객관성이 결여된 무가지를 수차례 살포했다. 또, ▲언론중재위의 엄중경고처분, ▲법원의 관련기사 게재 금지처분, ▲선관위의 검찰 고발조치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무가지를 살포하다 적발됐다. 한편 B언론사는 같은 선거구 C후보에 대한 홍보성 기사를 수차례 게재한 바 있다.

이런 초법적 행위가 지역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후보자의 당선유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시적인 대응을 할 수 없는 데는 선관위의 '눈치보기‘도 한 몫 한다. 확정된 불법행위가 아니면 불개입이 원칙인 듯 개입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들의 사무가 아직도 관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기술된 문제점으로 인해 깨끗한 분위기로 선거를 계도하고자 하는 정부의 제도마련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유권자들이 사실관계가 왜곡된 정보를 통해 투표하는 것을 방관한다면 민주제의 발전은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 최소한 상대 후보의 비방에 따른 후보자의 신고가 있으면 그 시점 상 사실관계를 공표하여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도와 줄 필요가 있다. 거시적으로는 선관위의 역할을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환시켜 역할과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

최근 들어 상향식 공천 등 선거 시 국민여론의 중요도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는 것은 정치가 민의를 이끄는 낡은 구조에서 민의가 정치를 이끄는 새로운 정치구조로 자연스럽게 개편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 그만큼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비방지목(誹謗之木·백성이 헐뜯는 나무라는 뜻으로 백성의 마음을 아는 올바른 정치를 말한다)의 인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바른 선거문화를 이끄는 국가의 책임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비방의 토양에서 자란 나무는 절대 깨끗하고 합리적인 선진 정치를 이끌 수 없다. 정부는 이를 인식하고 본격적인 총선에 돌입하기 전에 사무지침을 좀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설정 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 ‘청년기고’ 코너는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는 코너입니다.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셋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모든 기고는 수정 없이 게재하며 국민일보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에게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청년기고 모아보기
▶청년기고 페이스북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더 보기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