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선거로 시리아 사태 해결” 첫 지지 표명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거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동맹국 러시아의 시리아 해법에 무게를 실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일(현지시간) 이란의 고위 외교관이 모인 행사에서 “시리아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선거(총선·대선)며 이를 위해선 반군에 대한 군사·재정적 지원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정책 최고 결정권자인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반군에 대한 (미국과 걸프 국가의) 지원이 없어야 전쟁이 끝난다”면서 “그래야만 시리아 국민이 평화롭고 안전한 분위기에서 그들이 원하는 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이름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선행 조건을 달긴 했지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언급은 지난달 30일 열린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공동선언문의 내용과 어느 정도 겹친다. 국제회의 참가국들은 공동선언문에서 2012년 6월 제네바 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시리아의 새 헌법과 선거를 통한 정치적 절차를 위해 유엔이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대표단과 만나라고 촉구했다.

이란의 우방인 러시아 역시 시리아 내전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면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하고 이를 통해 알아사드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러시아 의원 대표단을 만나 ‘이슬람국가’(IS) 격퇴 뒤 대선이 치러져야 하고 이 선거에 자신이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반정부 진영측은 이들 선거가 알아사드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합법화하는 수단이 된다며 알아사드 퇴진이 선행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의 축출을 바라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31일 바레인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시리아 내 반군에 대한 군사·재정적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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