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부유층 사이 커피 마시기 유행

평양의 부유층 사이에 커피가 유행하고 휴대전화, 수입의류 등의 수요가 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10일 북한에서 중산층의 수입이 늘면서 수년 전부터 평양에 네일숍(손톱관리업소), 카페 등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선박회사에서 일하다 탈북한 최성민씨는 신화망과 인터뷰에서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커피 마시기가 작년부터 북한 부유층에서 유행했다”며 “돈 있는 사람과 대학생 등 젊은층에게 카페는 사람 만나는 장소로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부기구(NGO) ‘북한과교류’ 회원으로 독일 출신 바리스타인 닐스씨는 “커피는 반드시 마셔야 하는 게 아니며 여기에 꼭 돈을 쓸 필요도 없지만 현재 이곳 사람들은 확실히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이게 평양에서 현재 벌어지는 일이며 변화”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 주민이 1년에 평균 7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커피기구(ICO) 등의 분석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VOA는 ICO의 자체 통계와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의 1990년대 연평균 커피 수입량은 1000포대(1포대 6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만9000포대의 커피를 수입했다고 전했다.

이를 북한 인구로 나누면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약 50g으로 평균 7잔의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평양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핸드드립 커피를 비롯한 최신 커피숍이 속속 등장해 커피 소비량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신화망은 “소비에 대한 욕구가 평양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까지 확산 중”이라며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 열차역 등에 커피숍이 적잖이 생겼으며 금은보석을 소지하는 것이 신분·지위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또 북한 인구 2500만명 가운데 10분의 1 정도가 이미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국영공장이 일상생활용품의 종류를 늘려 배급하고 생필품이 아닌 종류를 생산해 주민 수요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 시민들은 “과거 서양식 소비방식을 꺼렸으나 요즘은 화장품, 스마트폰, 수입음료 및 의류의 수요가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 주민 안모(63)씨는 “돈을 번 사람들에게는 예전과 다른 소비 방식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면 자동차, 안마, 복권, 애완동물 등에 대한 관심”이라고 말했다.

신화망은 한국민족통일연구원의 견해를 빌어 “북한의 부유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부유층은 자녀의 영어과외교사를 채용하거나 외국 의류를 구입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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