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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기로 수학여행] “교육 효과 없다” VS “있다”… 팽팽한 이견


진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이후 ‘수학여행 무용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수학여행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단체로 진행되는 현장체험학습 전반에 대한 존폐 논의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학여행 폐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학여행 도중 사고가 나거나 계약 관련 리베이트 등 비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폐지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수학여행이 학생들에게 신선한 경험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족여행이 사실상 전무하던 시절 수학여행은 학창시절 유일하게 경험할 수 있는 관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놀이공원이나 유적지를 찾는 것은 물론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다녀온 경험을 갖고 있다. 과거 장점으로 여겨졌던 부분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A교사는 20일 “요즘 아이들에게 수학여행은 사나흘 학교 수업에서 해방되는 것 외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며 “교사들에게도 수학여행은 ‘잡무’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2학년 담임이 아닌데도 수학여행에 차출될 경우 불만을 표시하는 교사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B교사도 “대부분 수학여행 일정과 프로그램을 여행사에 일임하는데 그러다 보니 교사는 인솔자 역할을 할 뿐”이라며 “일정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 것도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털어놨다. 의견을 물으면 학생 대다수는 놀이공원 성격을 갖춘 장소를 최우선으로 지목한다. 교사들도 이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학생들 관리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학생도, 교사도 그저 시간을 때우며 놀다 오는 게 수학여행이라면 안전사고 부담을 안고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갈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학여행의 교육적 효과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C교감은 “수학여행은 가족여행과 다르다”며 “외동인 아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학창시절 학교 밖에서 단체생활을 해보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경쟁자로만 인식하던 친구들, 그리고 성적만 다그치는 것으로 비치던 교사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새로운 면모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인성교육에도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로 수학여행의 존폐 자체를 논한다는 것은 다소 성급한 얘기”라고 전제한 뒤 “참가자에 대한 안전교육 강화가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특히 교사에 대한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 같다”며 “단순한 인솔자, 혹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여행객 역할에 머물고 있는 교사들이 비상시 학생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수학여행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익자 부담 비율을 다소 낮추고 이 부분에 대해 예산을 확보해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교육 당국이 정책적으로 고민할 여지가 더 커지고 수학여행이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내실을 갖추기 용이해진다는 뜻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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