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준비위원장 왜 맡나… ‘통일 대朴’ 진두지휘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한 것은 ‘통일 대박’을 위한 통일준비를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준비위의 위상과 격을 끌어올려 통일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높아진 통일준비위 위상=대통령 직속 위원회 가운데 대통령이 위원장을 겸임하는 기구는 통일준비위가 유일하다. 특히 대통령령으로 기구의 설치 및 운영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외견상으로는 일반적인 대통령 직속 위원회와 다를 게 없지만 박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이 됨으로써 통일준비위는 헌법기구에 준하는 위상을 가질 전망이다. 헌법 제91∼93조는 각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설치 근거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들 회의체 의장은 모두 대통령이 직접 맡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통일이라는 어젠다(주제)가 매우 크고, 협의 과정에서 성격이나 중요성,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봤을 때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통일준비위는 통일부가 맡아오던 남북관계 분야뿐 아니라 경제와 외교, 국방 등 통일준비를 위한 모든 분야를 다루게 된다. 또 통일준비를 위한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제반 분야별 통일준비 과제를 발굴·연구하는 기능 등을 담당한다. 아울러 통일에 대한 세대 간 인식통합과 사회적 합의를 촉진하고 정부기관, 사회단체, 연구기관 간 협력을 통해서 통일준비를 해 나간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민관 합동기구 성격을 지니는 통일준비위에는 각 부처 장관 및 청와대 관계자들뿐 아니라 통일 관련 국책연구기관장과 통일 관련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시민 한 분 한 분의 의견도 경청하고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자문도 꾸준히 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관련 기능별, 분야별로 나눠진 분과위에 분산 소속돼 활동하게 된다. 부위원장과 각 분과위원장으로 구성되는 기획운영단은 위원회 운영 관련 주요 사항을 결정하거나 분과위 업무 조율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부위원장은 누구=실질적으로 위원회를 이끌어가게 되는 부위원장은 정부와 민간 측에서 각 한 명씩 임명된다. 일단 정부 측 부위원장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나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 중 한 명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측 부위원장에는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했던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의 이름도 나온다. 주 수석은 “위원장을 대통령이 맡는 만큼 (정부 측 부위원장은) 아무래도 장관급이 돼야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민간 위원(민간 측 부위원장)은 그에 상당한 경륜과 통일 식견을 가진 분이 되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