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프장 그린피 미끼 3500명에 314억 꿀꺽

회원으로 가입하면 골프장 이용료를 지원해 주겠다고 속여 3500명으로부터 300억원대 회비를 챙긴 뒤 달아났던 골프 회원권 판매업자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유사 골프 회원권 판매 혐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로 S레저 실제 사주 서모(50)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씨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2010년 6월쯤 도주했다가 3년 8개월 만에 검거됐다.

서씨는 2005∼2009년 서울 강남 등에 사무실을 차리고 “총 입회금(가입비+보증금) 1590만원을 내면 매년 30차례(1회당 10만원) 그린피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주고 6년 후에는 보증금 1000만원을 반환해 준다”고 속여 3500여명으로부터 314억원을 끌어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주로 고가의 정규 회원권을 갖지 못한 골프장 이용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이를 ‘신개념 골프 회원권’이라고 광고했다. ‘월 3회 이상 부킹 보장. 회원권 하나로 전국 60여개 골프장을 정회원가로 이용 가능’ ‘그린피 차액을 전액 지원하는 페이백 서비스 제공’ 등의 내용이다.

그러나 S레저는 자기 소유 골프장이나 사업 자금이 없었을 뿐더러 약정한 그린피를 회원에게 지원하면 수익 자체를 내기 어려운 구조였다. 신규 회원들에게 가입비와 보증금을 받아 앞선 회원들의 그린피를 대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연명했다는 뜻이다. S레저는 2008년 무렵부터 자금이 바닥나 정상적 경영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년 6월 S레저를 포함해 유사 골프 회원권 판매업체 6곳을 적발,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2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S레저는 당시 고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검찰이 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2010년 6월 압수수색을 당했다. 서씨는 그 얼마 뒤 잠적했다.

그는 지난주에 체포된 이후 검찰 조사에서 “자금 일부는 그린피나 보증금 반환에 썼고, 나머지는 회사 운영비 등에 들어가서 남은 돈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서씨 이후 S레저 대표를 맡았던 인물 등 공범들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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