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오인숙] 작은 꿈을 잡을 때

작은 엽서 한 장으로 전 국민에게 전도를 하겠다고 하셨을 때 나는 엽서 한 장의 위력을 의심했다. 그러나 장로님은 밥 먹을 때도, 세수할 때도 ‘전도’ ‘전도’ 하다가 주신 꿈이니 반드시 그리 될 것을 믿는다고 하셨다. 전도지를 만드는 일에 동참해 밤을 새우면서도 나는 전국의 교회마다 ‘이슬비 전도 엽서’가 전도의 부흥을 일으키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었다. 몇 년 후 여든의 장로님은 또 꿈을 말씀하셨다. 성경 암송학교를 하시겠다는 것이었다. 이 나라 아이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육성할 수 있는 것은 성경을 암송시키는 일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별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나는 성경학교를 다녀왔다. 다섯 살짜리 아이가 성경을 줄줄 암송하고 엄마들이 눈을 반짝이며 열정이 대단해 나를 놀라게 했다. 아기를 잉태하고 성경 암송을 하며 출산한 엄마들이 10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장로님은 성경태교로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나 주의 일꾼이 될 꿈을 꾸면서 무척 행복해하셨다.

많은 사람이 꿈을 꾼다. 그런데 주위에 꿈을 이룬 사람들을 보면 우리가 관심도 갖지 않는, 어찌 보면 하찮은 꿈을, 아니면 굴러다니는 돌같이 평범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꿈을 가슴에 품는 사람들이다. 아주 볼품없는 작은 꿈을 크게 만드는 사람들의 비결을 장로님은 ‘순종’이라고 했다. 별로인 꿈을 주셔도 거기에 순종하는 거라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너무 똑똑한 척하고 저울질하다 하나님께서 주신 꿈을 놓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작은 꿈이라 여기는 그것에 하나님께서 기름을 부으신다면 놀랍게 큰 이루심의 행복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왜 꿈이 없지?’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꿈은 아주 평범한 옷을 입고 우리 곁에 서 있다. 얼른 잡자. 기회는 앞머리만 있다고 했으니 얼핏 보이더라도 얼른 잡자.

오인숙(치유상담교육연구원 교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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