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촌초 영어몰입교육 당분간 가능” 법원 판단 논란

서울시교육청에서 영어몰입교육 중단 처분을 받은 초등학교가 법원에서는 영어몰입교육을 당분간 계속해도 된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사립초등학교의 영어몰입교육을 불법으로 규정한 교육 당국과 엇갈린 판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영어몰입교육은 수학 과학 등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서울 성북구 우촌초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일광학원이 “영어몰입교육 중단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성북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영어몰입교육 중단 처분을 당분간 정지해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다”며 “해당 처분으로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일광학원이 제기한 본안소송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우촌초등학교는 영어몰입교육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우촌초등학교 학부모 대표단은 “공정한 추첨에 의해 6년간 몰입교육 과정을 받기로 하고 비싼 입학금과 등록금을 지불했다. 영어몰입교육은 불안정한 교육제도에서 학부모로서 중심을 잡고자 선택한 마지막 보루”라며 법원 결정을 환영했다.

그러나 시교육청 관계자는 “1∼2학년 영어수업과 외국 교과서 사용 등 우촌초등학교 영어몰입교육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사립초 편법 영어교육 관행의 정상화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2학기 교육과정을 점검한 결과 사립초 10곳 중 7∼8곳은 영어교육이 금지된 1∼2학년에게 영어를 가르치거나 외국 교과서를 쓰는 등 불법 영어수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화상 영어수업을 하거나 7∼8교시까지 수업 시간을 늘려 편법으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시정조치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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