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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혁하랬더니 지방의원 수만 늘린 정치권


지방선거 제도 개혁이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지방자치를 온전히 지역주민에게 돌려주겠다며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이구동성으로 선거제도 혁신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설치한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핵심적인 개혁 아이템에 이견을 보이며 극한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방의회 의원 수를 34명 늘리는 데 전격 합의했다. 개혁하라고 했더니 엉뚱하게 국민들의 뒤통수를 친 격이다.

지방의회는 돈먹는 하마, 토착비리의 온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래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이 특별시와 광역시의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를 통폐합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의원 수를 줄이기는커녕 늘리기로 합의했다니 귀를 의심케 한다. 전혀 예상 밖인 데다 전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정개특위는 인구가 급증한 신도시와 농촌 등 소외지역의 대표성을 고려하다 보니 증원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지역주민들의 뜻과는 무관하다. 안면몰수하고 국회의원 친위 조직의 밥그릇을 챙겨준 것에 다름 아니다. 지역에서 자신들의 손발 노릇하는 의원을 늘리는 데 여야가 짝짜꿍한 것이다.

이런 후안무치한 정치권에 제도개혁을 맡겨서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지 모르겠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대선 때 공통으로 공약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는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양당 모두 국민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선거에서의 손익계산에 몰두해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공약 파기와 공천 유지의 명분으로 위헌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군색하기 짝이 없다. 민주당도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은 공천 폐지가 선거에 유리하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정개특위는 1월 말까지로 돼 있던 활동시한을 2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선거가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는데 ‘선거 룰’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 여야는 설 연휴 직후 지도부 회동을 갖고 대타협을 시도해야겠다. 2월 말까지 미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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