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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 구조개혁 부실대학에 집중해야


교육부가 올해부터 9년간 전국 대학교 입학정원을 16만명 감축하는 내용의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28일 발표했다. 2022년까지를 3주기로 나누어 주기마다 모든 대학을 평가하고, 5단계의 평가 등급에 따라 최우수 대학을 제외한 모든 등급에 대해 차등적으로 정원을 감축한다는 게 골자다. 감축 목표 16만명은 현재 대학 입학정원 56만명에서 2023년 고교 졸업생 수 예상치인 40만명을 뺀 것으로 입학정원의 28.6%에 이른다. 현재의 대학진학률 70%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23년 대학 진학생은 28만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안이한 목표라고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전반적인 정원감축 방향과 방법 등은 옳은 궤도라고 본다. 또한 정부의 강제적 정원 감축 이외에도 대학교들 스스로 자구책으로서 학과 및 대학 간 통폐합 등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정부도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대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기존 정량지표 이외 정성지표를 도입키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또한 지방대들이 ‘불공정하다’고 반발하는데도 불구하고 수도권대와 지방대를 같은 잣대로 평가하기로 한 것도 합리적이다.

그러나 5개 평가 등급 중 최우수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등급 모두, 비록 차등적이긴 하지만, 정원을 줄이도록 한 것은 불합리하다. 절대평가 결과가 우수한 대학과 보통인 대학에도 정원을 감축하라고 하면 해당 대학들이 과연 수긍할지 의문이다. 평가 결과가 미흡한 대학들에 정원감축 부담이 더욱 더 집중돼야 한다. 이런 ‘물타기 구조조정’으로 부실 대학들이 더 온존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몫이다. 교육부는 앞으로도 더 긴 기간 동안 더 많은 대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부실 교육과 경제적 부담 및 취업난의 굴레를 씌우겠다는 것인가.

부실 대학에 대한 퇴출 기준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학을 3개 등급으로 나누고, 3년간 최하위인 3등급을 벗어나지 못한 대학을 퇴출시키고 있다. 2008년 이 제도 시행 이후 퇴출당한 대학은 전체 340여개 대학 가운데 5개에 불과하다. 이번 구조개혁 추진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최하위인 ‘매우 미흡’ 등급을 2회 연속 받은 대학이 퇴출 대상이다. 지금까지 사학재단에 너그러웠던 교육부의 행태를 볼 때 실제 퇴출되는 대학과 정원감축 폭이 기대와 목표에 못 미칠 우려가 적지 않다.

부실 대학들이 온존하면서 학생을 유치하는 동안 청년고용률이 30%대로 주저앉을 정도로 대졸자 취업난이 심각하다. 정원은 감축 목표보다 더 이르게 더 많이 줄일수록 좋다. 다만 대학 평가지표와 지표별 반영 비율을 대학 구성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도록 공개적인 논의를 거쳐 확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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