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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루탄 의원’ 재판, 왜 이렇게 꾸물대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강행처리에 불만을 품고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린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내려지는 데 무려 2년 2개월이나 걸렸다. 2011년 11월 저지른 범행에 대해 검찰은 4개월 만에 불구속 기소했고, 1심과 항소심 재판에 각각 11개월씩 소요됐다. 재판이 이렇게 지연돼서야 징벌 효과를 제대로 거둘 수 있겠는가.

서울고법이 27일 김 의원에 대해 서울남부지법처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의원이 상고하더라도 대법원은 법리(法理)만 따지기 때문에 이 형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징역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겠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이 언제 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지법과 고법 속도라면 또 1년 가까이 걸릴지도 모른다.

국민과 국회를 모욕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최루탄 테러’를 자행한 사람에게 법이 약 3년간 국회의원직을 유지토록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피고인에게 범죄 혐의의 진실 여부를 다툴 기회를 충분히 주는 것은 옳다. 하지만 김 의원의 최루탄 투척은 TV 화면에 생생히 잡혔기 때문에 사실관계 확인에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1심과 항소심 재판에 무려 22개월이나 끈 것은 사법부의 직무유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김 의원은 18대 국회 임기를 무사히 마쳤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19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년 반 넘게 버젓이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속한 당의 이름이 민주노동당에서 통합진보당으로 바뀌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항소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자 “안중근 의사를 탄압하는 일제와 같다.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과도 같다”고 재판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동양평화를 부르짖다 순국한 독립투사와 자신을 같은 반열에 놓다니 국민을 우롱하는 망발이다. 사법부가 이런 사람에게 더 이상 변명의 기회를 주는 것은 시간낭비다. 대법원이 재판을 빨리 종결짓지 않고 꾸물댈 경우 종북좌파 세력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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