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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향식 공천제도 바꿔야 한국정치 미래 있다


공직선거후보 선출과정에 일반 국민도 참여시키자

6·4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이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여야는 아직 게임의 룰을 정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드러냈다. 기초단체 장·의원 선거에 현행대로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느냐, 여야의 대선공약대로 공천제를 폐지하느냐를 놓고 지루한 공방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 땅에 민주주의 제도가 도입된 지 7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공직선거 후보 내는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 그만큼 우리의 선거체계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현행 선거제도는 기호 배정 등 여러 면에서 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 공천을 받으면 조직 및 자금 지원을 받는다. 무소속 후보는 누릴 수 없는 혜택이다. 선출직 공직에 진출하려는 수많은 지원자들이 정당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그리고 정당은 국민의 더 많은 선택을 받기 위해 이 중에서 후보를 추린다.

문제는 이 과정이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 않다는 데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 정당은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 후보를 공천했다고 호언하지만 절차적인 의례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했다. 돈공천, 줄세우기공천, 밀실공천, 낙하산공천 등 때마다 반복되는 공천 부정과 비리를 수없이 봐왔다. “지금껏 대한민국의 모든 공천은 사천(私薦)이었다”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고백은 비밀도 아니다.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마련이다. 극소수 권력자에게 공천권이 집중돼 있는 한 공천 비리와 부정을 막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현재의 일방적 하향식 공천제도는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현행 공천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공직선거 후보 결정 과정에 일반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미국식 예비선거 도입을 추진할 때가 됐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도입을 주장했고, 모든 선거에 동시 예비선거를 시행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예비선거제도를 도입할 경우 정치 무관심층의 참여를 유도하고, 정치 신인의 얼굴 알리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게다가 공천 고리로 연결된 당 지도부와의 상하 종속관계가 없어져 파벌 형성을 어렵게 해 정당 민주화를 촉진하고, 예비선거를 거쳐 당선된 공직자는 지도부 눈치 볼 필요 없이 지역주민 뜻에 따른 소신 정치를 펼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선거과열 및 역선택 가능성 등 일부 문제점이 없지 않으나 공천 비리에 비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더 이상 예비선거 도입 논의를 미룰 이유나 명분이 없다.

하지만 당장 지방선거부터 적용하자는 새누리당 황 대표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입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입법된다 해도 준비 과정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다음 총선 때부터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고 보다 현실적이다. 민주당도 예비선거 도입에 긍정적인 만큼 결론은 났다. 생명을 다한 현 공천제도는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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