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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호남에 올인하기보다 외연 넓혀라


정치혁신 통해 집권비전 보여야 계속 지지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이 ‘호남 텃밭’ 지키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0일 광주와 전주를 방문해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가 하면 언론간담회와 상인간담회를 가졌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지역에 거세게 불고 있는 ‘안철수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민주당 지도부의 발언을 들어보면 전통적 표밭인 호남이 흔들리는 데 대한 불안감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대표는 광주 양동시장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정주 시인의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를 낭독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 민주당에게 호남은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고 갈 곳 없는 아이가 찾아가는 외할머니네 툇마루와 같은 곳입니다.” 잘못이 많지만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을 생각해 다시 한번 지지해 달라고 매달리는 모습이 애처롭게 다가온다.

민주당에게 호남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성역이나 다름없다. 광역자치단체 3곳 중 한 곳이라도 ‘안철수 신당’에 빼앗길 경우 제1야당의 간판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지율이 창당도 되지 않은 ‘안철수 신당’에 더블 스코어로 지고 있으니 답답하게도 생겼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구애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또 선거일이 가까워지나 보다 하고 생각하는 주민이 얼마나 많겠는가.

호남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지고도 처절한 반성과 자기개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선거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줬는데도 힘을 한데 모아 내일을 도모할 생각은 하지 않고 계파싸움을 해온 데 대한 절망이 컸다. 집권 준비세력이란 믿음을 주지 못한 점도 실망을 더했다. 수십년 동안 지지해 온 당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다 보니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것이라고 봐야겠다.

김한길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2창당 수준의 정치혁신’을 다짐했으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아직 반신반의하는 듯하다. 지방선거를 4개월 반이나 남겨놓은 상태에서 자력갱생할 자신이 없어서인지 선거 전 창당 자체가 불투명한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도 전통적 지지자들을 못미덥게 하는 요인이다. 대선도, 총선도 아닌 지방선거에서 연대부터 생각하는 건 정치혁신과 거리가 멀다.

민주당으로서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 수성(守城)이 시급하겠지만 2년 뒤 총선과 3년 뒤 대선을 생각한다면 타 지역으로 외연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걸출한 지도자를 갖지 못한 민주당으로서 호남에 올인해서는 집권하기 어렵다. 지역구도상 충청과 부산·경남 등지로 지지세를 확장하지 않고서는 새누리당을 앞설 수 없는 구조다. 지역적 세력 확장을 통해 차기 대선의 비전을 보여줘야만 호남에서 지지를 계속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민주당은 명심해야겠다. 그것은 ‘안철수 신당’을 이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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