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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타까운 리비아 코트라 무역관장 납치


수출 최전선에서 일하는 코트라의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정체불명의 무장괴한에게 납치된 사건은 해외 공관원의 신변안전 문제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는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지역 무장단체 간 세력다툼으로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는 위험한 곳이다. 조속히 납치 주체 및 경위 등을 파악해 안전하게 신병을 구출하길 기대한다.

최근 해외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납치되는 사건은 대부분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 집중됐으며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중에는 당사자가 희생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2004년 한국인 참수 사건과 2007년 샘물교회 봉사단 피랍 사건은 아직도 우리 뇌리에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 종교 및 문화면에서 평화공존이 어려운 이슬람의 특성상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슬람 세력은 종종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며 선량한 민간인을 무참하게 참수한 뒤 동영상까지 공개하는 야만적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트리폴리 무역관장을 납치한 세력도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비아에서 외국인을 겨냥해 금품과 종교적 목적을 가진 납치·강도가 빈번한 점으로 미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당국은 모든 정보라인을 가동해 신속하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

트리폴리는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강력한 통제 아래 치안이 매우 안정적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외국인과 자국인을 가리지 않고 납치와 암살, 외교단에 대한 테러도 끊이지 않아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다. 지난해 10월 알리 제이단 총리가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사건은 리비아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제2 도시 벵가지와 다르나에서 활동하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도 최근 트리폴리로 행동반경을 넓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리비아에는 현대건설 등 적지 않은 기업이 진출해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별히 안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자칫 과거 카다피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만 생각해 경계를 소홀히 했다가는 심각한 직면에 봉착할 수 있다. 트리폴리를 비롯한 리비아 국내 치안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만큼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공관원의 안전 대책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안전 체계를 강화하기 바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동 등 분쟁·위험 지역의 교민 안전과 보호 대책에 미비한 점은 없는지 각별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테러와 납치 등의 범죄가 예상되는 지역의 여행을 사전에 통제함으로써 예기치 않은 불행을 미리 막아야 할 것이다. 사전 예고 없는 우리 국민 피랍 사태는 공동체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사전에 경계심을 높이는 것만이 최선의 대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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