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공기업 노조의 개혁거부 염치 없다


공기업 부채가 국가경제를 위기에 몰아넣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7년 말 249조3000억원이던 공공기관 부채는 이명박정부 5년간 493조원으로 불어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가계부채와 함께 공공기관 부채를 예의주시한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지난해 11월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며 메스를 대기로 한 것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였다.

그런데 당사자인 공기업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로부터 부채 과다, 방만 경영을 이유로 중점관리 대상으로 선정된 38개 공기업 노조가 23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정부가 만든 ‘공공기관 정상화추진단’ 불참, 공공기관 경영평가 전면 거부, 노정 직접 협상요구 등을 결의할 예정이다. 공기업 노조의 반발은 예상됐던 바이긴 하지만 염치없다.

토지주택공사나 수자원공사 등은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사업이나 4대강 사업을 떠맡으면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정부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빚더미에 앉아서 고용세습, 과도한 학자금 혜택, 퇴직자 챙기기까지 국민 혈세로 ‘돈잔치’를 벌이는 공기업들을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 노조가 반발하는 것은 회사가 망하더라도 밥그릇을 뺏기지 않겠다는 집단이기주의다.

공기업 개혁은 원칙과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조한 박근혜정부의 시험대다. 역대 정부마다 공기업 개혁을 시도했지만 기득권층의 반발에 밀려 번번이 주저앉았다. 노조의 반발을 넘어서야 공기업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

공기업 방만 경영은 문외한인 낙하산 기관장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노조와 야합한 결과물이다. 현 정부가 실시한 78명의 공공기관장 인사 중 45%가 낙하산 인사이고, 현 부총리의 공기업 개혁 발언 이후 오히려 정치인 낙하산 인사가 3배 늘었다고 하니 정부가 아무리 공기업 개혁을 외쳐댄들 영(令)이 먹힐 리 있겠는가. 공기업을 진짜 개혁하려면 당장 낙하산 인사부터 끊어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