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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정도로 외국기업 몰려오겠나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후 외국인 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외국인직접투자(FDI) 비중은 1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일본을 제외하면 최하위다. 영국(54.4%), 미국(26.2%), 독일(21.1%) 등 선진국과 격차도 크다. 외국인 투자 기업은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지만 고용은 6%에 그친다. 지난해엔 3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금액이 감소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정체기다. 정부가 발표한 외국인 투자 활성화 방안은 과거 제조업 유치에 집중됐던 데서 한 걸음 나아가 글로벌 기업 본사나 지역본부, 연구·개발(R&D)센터 등 고부가가치 시설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고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 본사 외국인 임직원은 소득 규모에 관계없이 17%의 세금을 물리는데 앞으로도 계속 깎아주고, 외국인 기술자에 대한 소득세 50% 감면제도도 연장한다. 경제자유개발구역 내 개발이익 재투자 비율을 완화하고 전자금융거래 때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을 완화하는 등 규제완화 조치도 담았다.

문제는 이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으로 몰려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각종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 경직된 노사관계 등으로 우리나라 기업 환경은 최악의 수준이다. OECD가 평가한 우리나라의 FDI 규제 지수는 0.143으로 미국(0.089)이나 독일(0.023) 등보다 크게 높다. 국내 기업들도 세제와 인프라 등 당근책을 좇아 한국을 떠나는 판이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1374억 달러에 달하는 반면 외국인 투자 금액은 225억 달러에 그친 게 그 증거다. GM 회장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통상임금 문제가 해결돼야 한국에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고 했다. GM 철수설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을 떠나는 기업들을 잡고, 외국 기업들에 매력적인 나라가 되려면 각종 규제와 법규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특히 서비스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 서비스산업은 고용유발 효과가 제조업의 두 배에 달하지만 우리나라 서비스산업 FDI 규제 지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세계 각국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혈안이 돼 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직접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열고 원스톱 지원책을 제시했다. 일본은 글로벌 기업본부와 R&D센터 유치를 위한 ‘아시아 거점화 법률’을 제정했고, 도쿄 등 대도시를 전략특구로 지정해 외국인 투자 환경을 개선했다.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는 외국인 투자 블랙홀이 된 지 오래다. 각국의 러브콜이 쇄도하는 상황에서 외국 기업을 끌어오려면 왜 한국에 투자해야 하는지 끌어들일 만한 당근책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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