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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사 교과서 국정 환원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현행 검인정 체제를 과거의 국정 체제로 환원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정우택 최고위원이 입을 맞춘 듯 국정 환원을 주장했다. 교학사 발행 역사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교육현장의 분란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발언이겠지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인정으로 바뀐 것은 2002년이다. 정부 주도로 편찬한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획일적인 시각을 주입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제도를 바꾼 것이다. 다양성은 교육의 기본이다. 정치적, 파당적 편견은 절대 금물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 교과서 검인정 체제 전환은 국정 체제보다 발전적인 정책이다. 선진 민주국가 중에서 국정 교과서로 역사를 가르치는 곳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도 옳은 결정이었다.

이 시점에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국정 환원을 주장하는 것은 역사 교과서가 이념에 휘둘리는 작금의 비정상적인 상황 때문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어떤 이유에서도 역사는 진영 논리에 따라 춤을 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정우택 최고위원은 “역사 교과서만큼은 이념을 떠나 사실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에 압력을 가해 철회토록 한 진보좌파 세력의 횡포에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12년 전으로 되돌아가자는 의견을 내놓았을까.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국정 환원은 성급한 주장이다. 아무래도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역사 과목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교과서는 다양한 것이 좋다. 정부가 지정하는 소수의 학자들에게 집필을 맡겨 획일적인 내용을 교과서에 담는 것은 위험하다. 여러 민간 출판사가 수많은 학자들을 동원해 다양한 시각이 반영된 교과서를 저술토록 함으로써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옳다.

국정 교과서로 돌아갈 경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편찬해야 하는 희한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국민이 보수와 진보로 극명하게 갈라져 있는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교과서에 한 가지 시각을 담아 집필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번에 불거진 역사 교과서 문제는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차제에 정부의 검정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새누리당 주장대로 한국사 교과서가 좌편향 일색이라면 역사교육을 걱정하는 유능한 학자들이 균형 잡힌 내용의 교과서를 집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특정 교과서 채택을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당국이 엄정하게 대처하면 된다. 마녀사냥식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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