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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구체성 보일 때


소통 강화하고 국민통합 노력 더 기울여야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것은 시의적절했다. 박 대통령은 설 맞이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면서 “북한이 이산상봉으로 첫 단추를 잘 풀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의 대화 틀을 만들어갈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난 1일 신년사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최근 며칠 동안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신중하게 대응해 왔다. 박 대통령이 이산상봉을 제안한 것은 북한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이산상봉을 나흘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했었다.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이산상봉 재개를 택한 것은 잘한 일이다. 통일부가 지체 없이 이산상봉 실무접촉을 북에 제의한 것도 좋아 보인다.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와 민간교류 확대 의사를 밝힌 것 또한 시점상 바람직하다. 박근혜정부가 출범과 함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표방했으나 1년 가까이 아무런 성과가 없다. 북핵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긴 하지만 남북한 당국간에 신뢰가 쌓이지 않을 경우 남북대화는 단절될 수밖에 없다. 이산상봉이 이뤄질 경우 개성공단을 더욱 활성화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남북 간 교류협력을 중단토록 한 5·24조치의 유연한 적용도 고려해봄직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통일시대 준비 착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전무해 허황해 보인다. 통일이 우리 세대 최대의 과제이긴 하지만 북한이 핵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통일을 언급한 것은 국민들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 표현대로 ‘통일은 대박’일 수 있지만 아직은 너무나 먼 얘기다. 지금은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에 활로를 찾는 데 집중할 때다. 우리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통일 문제를 거론할 경우 흡수통일을 우려하는 북한 당국을 자극할 수 있다. 남북관계 개선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민들은 취임 후 처음 갖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소통 의지와 국민통합 노력을 기대했었다. 박근혜정부 첫해를 평가하면서 점수를 가장 낮게 주는 대목이어서다. 하지만 이 부분은 많이 미진했다. 박 대통령은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기자 질문에 “비정상적인 관행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걸 소통이 안 돼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반박과 해명에 급급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국민과 야당을 상대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설득해 나가겠다며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국민 대통합은 박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이다. 그러나 정권 초기부터 탕평인사는커녕 자기사람 챙기기 인사가 횡행하는 바람에 국민 절반은 극심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통합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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