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공공기관 개혁하려면 민간기업에 의뢰하라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부채·방만경영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역대 정권마다 공공기관 개혁을 외치고 출범했지만 집권기간 내내 개선은커녕 되레 악화된 성적표만 내놓았다. 능력·비전·청렴성·강직함을 겸비한 기관장이 아니라 정권 창출의 기여도에 따른 보은 차원에서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낸 탓이 가장 크다.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 속도는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의 과속을 연상케 한다. 295개 공공기관 부채가 2008년 290조원에서 지난해 말 493조원으로 급증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 공공기관의 부채를 포함하면 686개 기관의 총부채는 566조원에 육박한다. 국가부채(443조원)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공공기관이 부도를 내면 혈세로 틀어막아야 하고 국가신인도 하락에 따른 경제적 충격파는 상상을 초월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기자회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3대 추진 전략을 제시하면서 첫 번째로 ‘공공기관 정상화’를 언급한 것도 공공기관의 비정상화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자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공기업 자체의 방만·편법 경영이 심각한 문제”라며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방만경영과 고용세습까지 오랜 기간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의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한다. 관건은 공공기관 노사의 집단적 반발을 잠재우고 끝까지 개혁의 강도를 늦추지 않는 것이다. 공공기관을 개혁하려면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산하 14개 공공기관에 정상화대책의 후속조치를 제출하도록 지시했지만 개혁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국토부는 보유 자산의 조기 매각, 불요불급한 사업·기능의 과감한 구조조정, 예산·인력·조직의 중복·낭비 요인 제거 등을 주문했다. 청와대와 조율했겠지만 공공기관 개혁의 걸림돌인 낙하산 방지와 실질적인 인적 구조조정 방안은 외면했다. 이런 자세로는 백년하청이다. 차라리 민간기업 구조조정팀에 개혁 청사진을 의뢰하는 것이 지름길일 수 있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