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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경제의 도약 가로막는 것들


수출·대기업 중심 인식부터 바꿔 혁신 도모해야

한국경제는 지금 현상유지라는 함정에 빠져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7년째 2만 달러대다. 선진국들의 경우 2만 달러대에서 3만 달러대로 옮겨가는 기간이 4년 정도였는데 한국은 횡보만 계속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세계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다. 경제는 마치 생명체와도 같아서 현상유지가 오래 지속되면 탄력을 잃고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저성장 경향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이라며 이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팽만하다. 그러나 저출산·고령사회의 부정적인 압박요인을 충분히 예상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경제 틀을 모색함으로써 성장률 저하 속도를 최대한 낮추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 와중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정 도약을 원한다면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경제주체들의 인식부터 새로워져야 한다. 예컨대 그동안 정부 당국이나 전문가들이 내세운 한국경제 도약과 관련한 진단은 내수 활성화, 서비스산업 동력 확충 등을 거의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그런데도 기묘하게 지금까지 정작 경제를 평가하는 잣대에서는 이 분야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목표를 내수·서비스업 활성화로 내세웠을 뿐 이 분야에 대한 성과 평가와 개선 방안은 늘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

지난해 정부가 우리 경제의 성과로서 크게 자랑했던 것은 3년 연속 교역규모 1조 달러, 사상 최대의 무역·경상수지 달성 등이었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특징이 대기업을 앞세운 수출지향형 성장 패턴이었음을 감안하면 지난해의 교역 성과는 자랑할 만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교역 규모 확대가 내수·서비스업 활성화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기재부 시무식 신년사에서 “2014년은 우리나라가 장기 침체에 빠지느냐 선진경제로 도약하느냐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가 갈림길에 섰다는 지적에는 공감하지만 문제는 도약을 도모하기 위한 그 어떤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 부총리는 지난해의 교역 성과를 크게 강조했을 뿐 경제체질 문제에 대해서는 개선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것에 그쳤다.

수출·대기업 중심의 성과에만 눈이 멀면 만성적인 내수·서비스업 약체의 현실은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 양극화,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성장 등의 문제가 늘 제기되는 까닭은 작금의 경제성장이 서민·저소득층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내수·서비스업과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고 수출·대기업 중심의 정책 운용만 이어진다면 경제의 쏠림 현상에 따른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내수·서비스업 활성화는 좌절될 수밖에 없다. 수출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내수·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한 인식의 쇄신과 구체적인 대안 마련 없이는 한국경제의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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