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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동되지 않는 황사 대비책과 예보


한해의 소망을 가슴에 담고 새해 첫 해돋이를 보러 나왔던 수도권의 많은 국민들은 붉은 태양은 못보고 뿌연 황사만 뒤집어쓰고 돌아왔다.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세먼지가 포함된 황사가 새해 첫날 아침 수도권을 휘저었는데도 기상청과 환경부는 아무런 예보도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이 헌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해를 넘겨 나라 예산을 통과시키니 공무원들도 뒤따라 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다.

새해 첫날 서울의 미세먼지 평균 오염도는 122㎍/㎥로 예보 단계 상 ‘나쁨’에 해당됐지만 소관 기관인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침묵했다. 그나마 기상청이 1일 새벽 3시에 서해안과 일부 내륙에 옅은 황사가 관측됐다고 발표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문제는 과학원이 전날 황사 가능성을 알았지만 소관이 아니란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점이다.

미세먼지 예보 주체인 국립환경과학원과 날씨 예보 기관인 기상청의 업무협조가 초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상청 직원이 과학원에 파견돼 있는데도 양측의 소통은 좀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두 기관은 미세먼지와 황사가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뒤 예보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사전 협조를 통한 산뜻한 예보부터 하기 바란다.

과학원과 기상청의 엇박자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12월 5일 서울시가 사상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할 때도 두 기관은 아무런 예보도 하지 않았다.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상습적인 변명을 곁들여가면서 뒤늦은 해명에 분주했다. 도대체 세계 최첨단 IT 강국에서 별로 넓지도 않은 한반도의 기상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그렇게도 힘든 일인지 어느 국민들이 이해하겠는가.

정확한 예측을 위해 거액의 세금을 들여 슈퍼컴퓨터 등 각종 첨단 장비를 사주고 전문 인력도 대폭 보강해줬지만 빗나간 예보를 남발하거나 필요한 예보는 빼먹는 청개구리식 행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국민 건강은 물론 항공기와 선박 운항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소관을 따져가며 미루고 말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밤을 낮 삼아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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