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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배준호] 철도파업 이후 공공기관 혁신 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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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한 대처는 평가할 대목이나 더 중요한 것은 부채감축 등 지속적 경영혁신이다”

20여일간 지속되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의 파업이 끝나자마자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방안이 발표됐다. 기획재정부가 12월 31일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부채감축과 방만경영의 정상화다. 새 정부의 큰 정책목표인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라 코레일과 국토교통부는 파업 노조에 어떠한 합의나 보장도 하지 않았다.

추가적 논의가 국회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소위 구성에 대한 여야 합의가 노조의 파업 철회 명분용 성격이 강해 논의에 따른 성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아마도 파업 참여 노조원에 대한 징계 최소화와 민영화 방지에 대한 국회 차원의 결의 채택에 머물 공산이 크다. 국회 내 과제가 산적해 있어 정부는 입법을 위한 철도산업발전 관련 법제를 내놓지 않았다.

지금 수서발 KTX 회사안은 이명박정부 때보다 코레일과 철도노조 주장을 많이 반영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한 터라 양보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더 물러서면 코레일을 위시한 300여개 공공기관의 혁신 작업에 강한 제동이 걸릴 상황이다. 정부로선 배수진의 각오로 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규제완화주의자들이 수서발 KTX안에 성이 차지 않듯 공공기관 혁신론자들에게 이번 ‘공공기관의 정상화’ 방안이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부채감축과 퇴직금, 휴가·휴직 등 복리후생 축소가 전부인데 이마저도 공공기관의 자구책 독려 수준이다. 민영화안까지를 담고 있었던 이명박정부의 ‘선진화’ 방안보다 약하다.

가관인 것은 각 기관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경과를 ‘공공기관정상화 협의회’에 보고, 점검받도록 한 점이다. 각 부처 1급 공무원에 민간전문가 6명이 포함된 조직인데 자고로 ‘협의회’가 제대로 된 혁신을 이룬 사례가 있을까.

중점관리 대상은 부채가 많은 18개 기관(LH, 수자원, 코레일, 철도시설공단 등)과 방만경영이 문제가 되는 20개 기관(마사회, 강원랜드, 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이다. 그런데 부채감축 목표가 5년간 20% 포인트에 불과하다. 2012년의 220%를 2017년 200%로 낮춘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기침체로 자산매각이 제대로 될지 의심스럽고 매각이 되더라도 효과가 일시적이다. 복리후생비 억제도 절대규모가 크지 않아 기대 효과는 별로다. 총 인건비 동결이나 인하 등 파격적인 조치와 기관별 인력관리 강화 등 지속적인 경영혁신 유도와 그 성과에 예산 편성을 연동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국민의 동의 없는 민영화에 반대’라는 박 대통령의 공약은 일단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공공기관 중 민간 주도 운영 시 더 나은 서비스를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곳이 한 곳도 없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일부 기타 공공기관을 포함한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의 10∼20%는 운영권의 일부나 전부를 민간에 넘겨주면 저비용 고품질의 서비스를 공급하고 일부 기관에서는 일자리도 늘 것으로 전망한다. 경쟁 도입과 부분 민영화 등 규제 완화가 효과를 발휘할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시간을 갖고 금융기관과 유틸리티(전력 가스 지역난방 수도), 운송기관 등에 경쟁 도입과 규제완화 조치에 나서면 부채감축과 국민의 편익 증진,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될 것이다.

시각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는 코레일은 공공성보다 상업성이 강한 기관으로 본다. 따라서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경영혁신으로 흑자를 시현, 부채를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철도이용률까지 높일 경우 철도산업 종사자와 관련 산출이 늘어나 성장은 물론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상화 방안보다 강도 높은 경영혁신 방안이 코레일에 적용돼야 한다. 이때 요금 등 가격정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CEO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대신 소정의 책임을 묻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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