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드러난 일제만행] “희생자 주소·생년월일까지 기술 확실한 피해보상 근거로 활용”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19일 주일 한국대사관 발견 명부에 대한 브리핑에서 “3·1 운동이나 관동(關東·간토) 대지진 명부의 피살자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구체적으로 김 아무개나 이 아무개가 어떻게 피살됐다고 나왔다는 게 상당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1953년도 자료가 왜 지금에야 처음 공개되나. 지금까지 방치됐던 것 아닌가.

“일본에 있는 주일 한국대사관이 이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6월쯤에 발견됐고 국가기록원이 8월에 받아서 지금까지 분석해 왔다. 주일대사관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

-어떻게 해서 명부가 주일대사관에 가게 됐나.

“1953년 12월 15일에 국무회의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유시를 통해서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듬해 4월 제2차 한일회담 준비를 위해서 자료를 작성해 주일대사관으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피해보상과 관련해 어떤 영향이 있나.

“이번 명부는 전국적인 정부조사 결과인데다 주소나 생년월일까지 포함됐을 정도로 세세해 앞으로 피해보상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관동대지진 피살자 명부 숫자가 예상보다 적다.

“기존에 피살자가 적게는 6000명, 많게는 2만2000명으로 추정됐는데 이번 명부 숫자는 너무 적다. 이번 명부에는 일본의 피살자는 조사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조사 시점이 6·25 전쟁 때라 일부 지역에서는 행정력이 제대로 못 미쳤을 수 있다.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련된 자료와 정밀한 사실 관계 확인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김 아무개 이 아무개가 어떻게 피살됐다고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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