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공연도 찾아가는 서비스

지난 6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체험테마파크 핸디로밸리에선 찬양사역자 오이밴드, 정예원, 구전도사 등이 출연한 ‘3인3색 자연속 힐링 CCM 콘서트’가 열렸다. 오후 4시부터 바비큐 파티를 즐긴 60여명의 참석자들은 7시쯤부터 이어진 콘서트에 눈과 귀를 모았다. 찬양사역자들은 신앙이 없는 이들도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야곱의 축복’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의 익숙한 CCM과 건전가요를 불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삶과 신앙도 전했다.

이번 CCM 콘서트를 기획한 오이밴드 리더 조한민(37) 집사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힐링의 기회를 안겨주고 싶어 캠핑장으로 찾아왔다”며 “월 1회 주말을 이용해 신앙을 회복하고 따뜻한 주님의 위로가 있는 이런 형식의 콘서트를 지속적으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연을 벗 삼아 열리는 ‘캠핑장 콘서트’를 비롯해 사무실이나 오지 등 기독교 공연들이 장소 불문, 다양한 모습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것도 공연을 보러 사람들에게 ‘오세요’라고 손짓하는 게 아니라 ‘어디든 찾아가는 공연’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공연이 한국찬양사역자연합회(찬사연) 주최로 찬양사역자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프로젝트 ‘문화소외지역 콘서트’다. 말 그대로 낙후된 지역을 직접 찾아가 공연으로 즐기고 깊이 예배한다는 것이다. 2011년 처음 경남 의령군으로 찾아간 데 이어 지난해에는 충북 괴산군, 지난 1일 강원도 속초감리교회에서 세 번째로 열렸다. 이번 속초 콘서트에는 최인혁 축복의사람 오은 보라 PK 등의 사역자들이 참석해 지역 주민을 섬기고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이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찬사연 기획이사 강훈(40) 목사는 “사역자들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명제는 ‘예배와 복음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찾아간다’는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안산의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 강원도 정선, 경북 울진, 전라도 광주 지역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기획자들은 ‘찾아가는 기독교 공연’에 관심을 갖는 걸까. 그들은 함께함으로써 더 좋은 기독교 콘텐츠를 많이 알리고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강 목사는 “평소 기독교 공연을 보면서 사역자 혼자 모든 것을 하려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획력 등의 한계를 많이 보았다”며 “네트워크와 연대가 된다면 더 좋은 공연들을 보여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나님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는 것도 이런 공연을 선호하는 이유다. ‘콘서트를 선물하자’는 취지로 회사로 가서 스토리텔링 형식의 클래식 콘서트를 열고 있는 드림라이프 대표 유정현(42) 전도사는 “아예 드러내놓고 복음을 전하는 형식으로 공연을 하지는 않지만 함께하는 팀들은 모두 이 사역을 ‘노방전도’라고 생각한다”며 “간접적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냄으로써 공연을 본 크리스천은 ‘은혜 받았다’고 말하고 믿지 않는 이들 역시 자연스레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격려들에 힘입어 ‘찾아가는 기독교 공연’은 더 다양해진다. 드림라이프는 오는 8월부터 일본으로 건너가 사무실 공연을 열기에 앞서 먼저 교회들을 찾아가 클래식 콘서트를 선물한다. 이와 함께 재래시장, 고택 등에서도 활발하게 콘서트를 개최한다.

찬사연은 교회 내 평일 문화 콘텐츠로 ‘온가족 콘서트’, 사진과 토크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토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기획자들은 더 나은 기독교 공연문화의 발전을 위해선 교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 목사는 “문화사역자들이 온전히 헌신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성도들은 건강하게 그 콘텐츠를 소비하고 교회는 그 사역자들을 후원해 세웠으면 한다”고 바랐다. 유 전도사 역시 “크리스천 사역자들에게서 재능기부를 바랄 것이 아니라 교회가 먼저 기독교 문화를 인정하고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교회 1문화선교사 파송하기’ ‘문화선교비 보내기’ 운동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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