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아이들 처음 10년 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

아이의 잠재력을 깨워라 /래리 곽·루스 곽 지음/푸르메

저자인 래리 곽 박사는 재미교포 2세로 세계 최고의 암 임상센터인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의 교수이다. 2009년 암세포를 죽이는 백신을 개발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의 아내 루스 곽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입양복지사로 일하다 둘째 아들을 출생하고부터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루스씨는 현재 기독교 관련 비영리단체의 부지배인으로, 여성 전문 사역자를 꿈꾸고 있다.

이 책은 이들 부부의 자녀교육 지침서다. 부부는 네 자녀를 두었다. 아들 셋에 막내가 딸이다. 성격이나 성향, 취미, 학업 성적 등 모두 다르지만 부부는 ‘완벽한 팀워크’로 네 자녀를 브라운대, 코넬대, 텍사스 의대, 노스웨스턴대 등 미국 명문대에 진학시켰다. 부부의 이런 자녀교육 이야기는 교포 사회는 물론 한국의 부모들에게까지 주목받았다. 질문도 많이 받았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도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단호하다. “하나님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자녀들을 부르셨습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우며 하나님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녀가 물질만을 중요시하는 엘리트로 성장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뒤떨어질까봐 불안해서 시키는 공부는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무엇보다 자녀의 발달단계와 성격에 맞게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처음 10년의 습관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특히 아버지가 이 기간 동안 자녀들의 신체·정신·감정·영·학문적 잠재력을 최대한 깨워주어야 합니다.”

이 책은 자녀양육 핵심으로 ‘참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꼽고 있다. “나의 본업은 퇴근 후부터 시작된다”고 말할 정도로, 곽 박사 역시 자녀들의 삶에 참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실제로 곽 박사는 3일에 한 번씩 밤샘 근무를 하는 레지던트 시절,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자녀들과 같이 놀고, 먹고, 목욕하고, 침대에서 책을 읽고, 기도를 마친 뒤에야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바쁜 아버지는 자녀들의 신체적, 정신적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 직접 코치가 되기도 했다. 어린이 스포츠팀 코치를 자원해 자녀들과 야구 축구 농구를 즐겼다. 활발한 아이들에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팀 스포츠를, 내성적인 아이에겐 태권도처럼 혼자 수련할 수 있는 운동을 가르쳤다. 자녀들이 성장한 뒤에는 매일 저녁 공부 및 숙제를 봐줬고, 주말엔 음악대회 매니저로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감정적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 칭찬과 격려를 쏟아부었다. 아버지는 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자녀를 키우려고 노력했다. 같이 독거노인을 돕거나, 노숙인의 한 끼 식사를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봉사활동에 동참하며 자녀들의 영적 잠재력을 흔들었다.

이처럼 책은 아버지의 역할을 많이 강조한다. 곽 박사는 가부장적인 분위기의 한국 아버지들을 향해 “자녀의 행복을 위해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사랑과 관심을 쏟으라”고 조언한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일대일 데이트’나 ‘즐거운 가족의 밤’ 같은 가족의 전통을 만들어 자녀와 추억을 쌓을 것도 추천한다.

이밖에도 책에는 부부가 네 자녀와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부부가 어떤 방식으로 팀워크를 이뤄 자녀를 가르쳤는지,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인생의 성공 요소 등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구체적인 사례들이 소개돼 있다.

곽 박사는 “부모의 사랑은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자녀가 부모와 시간을 함께 보낼 때 부모의 사랑과 헌신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가 힘든 병원 생활에도 퇴근 후 자녀들에게 모든 에너지를 쏟은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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