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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황태순] ‘돌려막기’ 방지 위한 선거법 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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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치러질 19대 국회의원선거의 여야 대진표가 거의 확정됐다. 지난 한 달 가까이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할 것 없이 후보자 공천을 둘러싸고 엄청난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여전히 부실한 검증, 후보자 돌려막기에 도덕성 논란까지 당초 공천심사를 시작하며 재삼 재사 다짐했던 쇄신공천, 개혁공천의 명분은 퇴색하고 말았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던 약속은 ‘또 속았다’는 허탈함만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사라져버린 개혁·쇄신공천

기득권에 사로잡혀 바뀔 줄 모르던 정치권을 후려친 것은 ‘안철수 바람’이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 기존정당에 대한 외면에 놀란 여야는 서둘러 대안을 제시했다.

현역 의원 하위 25%를 무조건 쳐낸다는 컷오프제 도입을 공언했다. 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린다며 ‘모바일 경선’도 약속했다. 하지만 공천의 과정과 결과를 보면 결국 눈엣가시 같은 반대파를 몰아내고 자파세력을 확대하는 사천(私薦)에 그치고 말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전략공천의 미명 아래 이뤄지는 돌려막기다. 어느 정당이나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일정 부분 전략공천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전략공천은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그 결과도 유권자들이 상당 부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여야의 전략공천을 보면 파벌적 이익과 정략적 계산에 따라 마치 공깃돌을 이리저리 돌리듯 하고 있다. 정작 유권자의 존재는 무시한 채 고무줄 같은 기준으로 낙하산 공천의 구태를 거리낌 없이 저질렀다.

대구에 공천 신청한 후보를 갑자기 서울로 뽑아 올렸다. 서울에서 밀려난 후보를 경기도로 내려 보냈다. 강남에서 경선에 패한 후보를 송파로 돌렸다. 옥중에 있는 전직 의원의 요구에 따라 지역구 세습도 이뤄졌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마지막 순간에 임박해서 생면부지의 인물을 들이밀고는 선택을 강요하는 꼴이다. 그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 정치적 폭거다. 정당에서 알아서 공천했으니 그저 도장만 꾹 찍으라고 밀어붙이는 오만이다. 선거제도를 갖고 있는 문명국가 치고 유권자를 상대로 이런 폭력을 행사하는 정당은 없다.

국민에게 선택권 돌려줘야

현행 공직선거법은 공직자를 선출하는 각종 선거에서 후보가 그 지역에서 일정 기간 거주해야만 피선거권을 주고 있다. 단 국회의원만 예외다. 대통령선거의 경우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해야 한다.

지방의회 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60일 이상 당해 자치단체의 관할구역에 주민등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거주요건이 필요 없고 그저 25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된다. 돌려막기의 길을 법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는 것이다.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지역에 출마해 날 찍어달라고 호소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린 셈이다.

물론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이고 지자체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대변하는 지방의원과는 다르다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 전체의 이익도 국민 개개인의 요구와 소망이 모여서 이뤄진 것이다. 때문에 비례대표와 달리 지역구 국회의원은 국가 전체를 생각하면서 또한 자신을 선출해 준 지역구민의 이익도 대변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 같이 그곳에서 잠 한번 자본 적 없는 인물이 지역을 대표하겠다고 나선다면 대의제 민주주의의 본령을 훼손하는 또 다른 꼼수에 불과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행 공천제도도 사라져야 할 후진적 정치관행이다. 그런데도 제왕적 지위를 가진 정당 총수가 생사여탈권을 마구 휘두를 수 있는 돌려막기의 전략공천은 이보다 더 낙후된 것이다. 19대 국회에서는 무엇보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국회의원도 최소한의 주거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피선거권을 허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후진적인 정치관행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선택권을 되돌려주는 가장 빠르고 근본적인 길이다.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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